[뉴스핌=송주오 김지유 기자] 신한은행, 국민은행 등 4대 은행 조합원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총파업의 힘이 빠진 모양새다. 이에 따라 우려됐던 일선 영업점에서의 업무 공백도 일어나지 않았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권 총파업에 참여한 조합원 규모가 15%(약 1만8000여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민, KEB하나, 우리, 신한은행 등 주요 4대 시중은행 파업참여율은 3%에 그쳐, 총파업에 따른 영업현장에서의 업무 차질은 거의 없었다.
실제 이날 오전 시중은행 영업점 창구에는 직원들이 대부분 자리를 지켰다. 서울 중구 기업은행과 KEB하나은행 본점은 정상적으로 업무를 개시했으며 서울 태평로에 위치한 신한은행 본점도 여느때와 같았다. 국민은행 명동지점은 16개 창구 중 5곳이 비어있을 정도로 한산했다. 대기인원은 3명 정도이며 직원 대부분이 창구에 착석해 있었다.
당초 파업 참여 규모를 금융노조는 약 9만명, 은행권은 3만~4만명으로 추정했다. 금융노조의 과거 두 차례 2000년 7월, 2014년 9월 총파업에 각각 6만여명, 3만여명이 참여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조합원 이탈로 은행 서비스가 마비되는 등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17개 시중은행에 검사역 50여명을 파견했다.
각 은행들은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점검하는 등 만약의 사태를 대비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노조원의 파업 참여율을 10% 미만, 40% 미만, 40% 이상 등 3단계로 나눠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했다. 만약 40% 이상이면 비상대책 본부를 운영, 거점점포 중심으로 운영체계를 전환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파업 참여율 50% 이하, 50% 초과∼70% 이하, 70% 초과 등 3가지 시나리오를 마련해 파업에 대응하고 있다.
파업 참가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내세워 총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등 강경대응에 나선 것이 요인으로 풀이된다. 특히 시중은행들은 전날 직원들의 정상근무를 설득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다만 기업은행과 농협은행 등 일부 특수은행의 참가율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고용노동부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기업은행 4000명, 농협은행 3700명, SC제일은행 1800명, 국민은행 1500명, 씨티은행 1200명 등이 파업에 참가했다. 지난 6월 기준 기업은행의 직원수는 1만2503명으로 32%의 참가율을 기록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현재 운영에 별 문제가 없고 시중은행 같은 경우 비상계획을 따로 가동하지 않아도 될 정도"라며 "(파업 참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기업은행과 농협은행은 직원이 적은 일부 점포에 본점에서 인원을 지원해 영업점 운영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