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현 기자] 한화생명이 베트남 현지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해까지 27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지만 올해들어 3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 한화생명은 내년 초에는 베트남 현지법인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9년 4월 국내 보험사 중 최초로 베트남 보험시장에 진출한 한화생명은 올해 처음으로 흑자전환해 상반기까지 14억6300만원의 실적을 낸 데 이어, 3분기도 2억8200만원의 순익을 올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276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영업규모 확대 및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다 보니 7년간 마이너스의 실적을 냈던 것.
아직 수익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그간 꾸준히 영업규모를 늘려온 덕에 올해 연말에도 5~10억원의 실적이 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의 수입보험료는 지난 2009년 16억원에서 올해 3분기 기준 347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수입보험료는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서도 43% 늘었다.
점포 수도 2009년 5개에서 올해 3분기 62개로 늘었다. 한화생명은 호치민, 하노이, 다낭, 껀터 등 주요 도시를 거점으로 해 전국적인 영업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영업규모가 확대되면서 설계사 수도 급격히 증가했다. 2009년 영업개시 초기 한화생명 450명이었던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의 설계사 수는 올해 1만2521명으로 늘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보험은 초기투자비용이 높아 지난 7~8년간은 수익이 나지 않았다"며 "최근에서야 베트남 사람들의 보험에 대한 인식도 개선되고 있고, 저축성보험이 많이 팔리면서 수익이 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이 베트남 법인에 지난 8년간 꾸준히 투자를 해온 것은 시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국민 보험가입률이 5%에 불과하다. 사회주의 국가인 탓에 국가에서 전체적으로 보장을 많이 해주다 보니 보험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것.
하지만 최근 베트남에도 자본주의 열풍이 불면서 보험에 대한 인식도 높아졌다. 이 때문에 푸르덴셜·악사·ING등 글로벌 보험사들이 베트남 시장에 진출해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생명은 현지화 전략을 통해 베트남 생보시장에 정착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법인장과 스탭 2명을 제외하고는 최고영업관리자, 재무관리자, 영업관리자 등 240여명을 모두 현지 인력으로 채용했다. 베트남 현지 설계사 조직을 관리하기 위해 의사소통이 쉽고 유대감이 강한 현지인을 뽑은 것.
현재 한화생명은 베트남 시장에서 3%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보험사 순위로는 8위 정도에 해당한다.
앞선 관계자는 "한화생명은 5년 후에 베트남 보험시장에서 시장점유율 5위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내년 초부터는 실적도 안정화되면서 일정 정도의 순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우리나라 보험시장 초기 단계처럼 저축성보험 위주로 판매되고 있지만, 향후 양로보험이나 종신보험 등 다양한 보험상품으로 상품군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생명은 현지에서 브랜드 홍보 및 이미지 개선을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주 한화생명은 의료 환경이 좋지 않은 지역에 보건소를 세우고 종합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병원 진료를 받기 위해 사야 하는 건강보험증을 저소득가정 노약자와 어린이 총 2만6847명에게 이를 증정하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