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성웅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재청구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부회장에 대해 추가 혐의와 죄목을 적용함과 동시에 삼성 수뇌부 피의자 4인 중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부문 사장에 대해서만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14일 "이 부회장과 박 사장에 대해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이 부회장에 대해선 지난번 혐의 외에 추가혐의 및 죄명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16일 이 부회장에 대한 1차 영장 청구 당시 적용된 혐의는 뇌물공여·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국회 증언감정법 위반(위증) 등이었다.
당시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지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대가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일가에 430억원 상당의 뇌물을 공여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법원은 대가관계와 부정청탁, 관련자 등에 대한 조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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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서 영장실질심사가 열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이후 특검팀은 보강수사를 통해 이 부회장이 삼성합병 건 외에 추가로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정황을 잡아냈다. 특검팀은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를 압수수색하고, ‘삼성 저격수’ 김상조 한성대학교 교수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그 결과 공정위가 합병 이후 순환출자 고리 해소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추가됐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선 이번 영장엔 이 부회장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도 추가됐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금융위와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에 특혜를 줬다는 정황 등이 속속 포착됐다. 청와대의 지시로 공정위가 추진한 '중간금융지주회사'제도 도입에도 삼성의 청탁이 있었을 것이란 의혹도 제기됐다.
특검팀은 이 같은 의혹을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으로부터 압수한 39권의 수첩을 통해서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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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이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초동 특검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함께 영장이 청구된 박 사장은 대한승마협회장을 맡으며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훈련을 지원을 '전담 마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 2015년 7월 박근혜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가 있은 뒤 독일로 가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와 정씨의 승마훈련 지원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씨에 의한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이후에도 박 사장 등은 우회 지원을 통해 정씨에게 말(馬)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오는 15일 오후에 열릴 정례브리핑을 통해 이 부회장에 대한 구체적인 혐의와 죄명을 밝힐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부회장과 박 사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16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한정석 영장전담판사의 심리로 진행된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