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봄이 기자] 이재명 성남시장이 날카로운 공격수 능력을 발휘하며 더불어민주당 첫 대선 예비후보 합동토론회에서 존재감을 높였다. 법인세와 81만개 일자리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문재인 전 대표를 몰아세웠다. 상대적으로 탐색전에 몰두하는 듯한 인상을 남긴 안희정 충남도지사에 비해 정책 주도권 측면에서 기선을 잡았다는 평가다.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지사, 이재명 시장, 최성 고양시장 등 4명은 3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진행된 첫 대선 예비후보 합동토론회에서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여러 차례 토론에 자신감을 보였던 이재명 시장은 이날 자신의 정책을 강조하며 명불허전 토론능력을 과시했다.
이 시장은 초반부터 자신의 생각과 정책을 내세우며 선명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특히 후보들과 정책 토론에서 공격수 이미지를 통해 존재감을 확실히 했다. 공격 포인트를 정확히 잡고 토론을 주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시장은 상호토론 시간에 문 전 대표에게 “복지 증대를 위해 증세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법인세는 왜 증세 대상에서 뺏냐”고 꼬집었다. 그러자 문 전 대표는 “법인세 증세를 안 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면서 “증세가 필요한 데 순서가 있다”고 받아쳤다.
문 전 대표는 “제 공약은 첫째 고소득자의 소득세율을 높이겠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고액상속세와 자본소득의 과세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 다음에 법인세 실효세율을 올리고 그래도 부족하면 명목세율 인상까지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계산해보면 (문 후보의) 각종 정책에 법인세 증세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법인세는 분명히 지금까지 언론 발표 말씀에서 소극적인 것이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문 전 대표는 “이재명 시장도 법인세 실효세율 증가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시장은 “증세가 아니라 현실화하겠다는 것이다. 법정 세율을 올리는 게 현실”이라며 “최대치가 5조원이고 대기업은 3조원을 넘지 못하기 때문에 한 개 공약도 커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노동조합 서민들보다는 4대기업 연구소장들부터 만나 여전히 대기업 재벌이 한국경제의 견인차라고 격려했다”고 말했다. 친재벌 후보가 집권할 경우 권력 집권세력만 단순히 바뀌는 것이라는 입장을 이어간 것이다.
또 이 시장은 문 전 대표가 질문을 던지는 상호토론 시간에 오히려 문 전 대표에게 역으로 질문을 던져 주제 주도권을 잡기도 했다. 이 시장은 '청와대를 시민들에게 돌려 드리겠다는 공약에 공감하느냐'는 질문에 "100% 동의한다"면서 "일자리 예산에 대해 말했는데 81만개를 만들려면 24조원이 필요하다. 법인세 증세 없이 어떻게 할 것이냐"고 역질문을 했다.
문 전 대표는 "(81만개 중) 공무원은 17만개고 21조원이 필요하다. 4조 1000억원이면 해결되고 그것도 공무원 초임이 아닌 5년차로 계산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사회자인 정관용 시사평론가는 "역질문하는 화기애매한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뉴스핌 Newspim]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