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하원이 5년간에 걸쳐 단계적인 세금 인하를 단행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소식이 전해지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혁안에 커다란 기대를 걸었던 금융시장이 실망감을 표출했다.
30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하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제시한 세금인하 방안을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행 35%의 법인세를 한꺼번에 20%로 내리는 것이 아니라 5년간 장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인하한다는 얘기다.
이날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 관계자는 블룸버그와 익명을 요구한 인터뷰에서 “단계적 세금 인하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최종 결론이 난 것은 아니다”라며 “이 같은 방안을 채택할 경우 법인세가 35%에서 내년 초 3%포인트 인하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세입위원회는 이르면 내달 1일 관련 내용을 골자로 한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비공개 초안 작성을 수 일 이내로 마무리한다는 얘기다.
워싱턴의 정책 그룹인 텍스 파운데이션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한 세금 인하를 시행할 때 10년간 1조6000억달러의 세수 감소가 발생할 전망이다.
하지만 장기간에 걸쳐 단계적인 인하를 실시할 경우 세금 인하에 따른 부담이 상당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법인세를 15%까지 떨어뜨려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공화당의 초안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20%로 입장을 수정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금융시장은 곧바로 실망감을 드러냈다. 장중 약보합에 거래됐던 다우존스 지수가 0.4%로 낙폭을 확대했고, S&P500 지수도 0.4% 가량 하락했다. 나스닥 지수도 0.3% 가까이 떨어졌다.
달러 인덱스도 약세로 전환, 장중 0.35% 떨어진 94.57을 나타냈다.
법인세 인하가 점진적으로 이뤄질 경우 기업의 수익성 개선 효과 역시 지연될 수밖에 없다. 앞서 백악관은 세금 인하로 국내총생산(GDP)가 최대 5%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지만 이 역시 현실화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