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성웅 기자] "자신보다 다른 이를 어떻게 성공시켜줄 것인가를 고민하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효율적 이타주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묻는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의 질문에 답하면서 한 말이다.
반 전 총장과 마윈 회장은 7일 연세대학교에 열린 '제1회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에 참석해 특별대담을 가졌다.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은 반 전 총장이 명예원장으로 있는 연세대 글로벌사회공헌원과 반기문 세계시민센터 공동 주최로 열린 행사다.
반 전 총장 뿐만 아니라 안토니오 구테흐스 UN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인사와 글로벌 정상, 기업인들이 참석해 빈곤, 질병, 환경 여성 등 국제사회가 당면한 문제점들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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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EEF)'에서 반기문 전 UN사무총장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대담에서 반 전 총장은 마윈 회장에게 주요 글로벌 현안들에 대해 의견을 구했다.
반 전 총장은 "마윈 회장이 제시한 'XIN'개념이 효율적 이타주의와 비슷하다고 본다"라며 "효율적 이타주의 개념이 공동의 목표인 지속가능발전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XIN은 마윈 회장이 만든 한자로 가족 친(亲) 밑에 마음 심(心)자가 합쳐진 글자다.
이 같은 질문에 마윈 회장은 "모든 젊은이가 향후 30년동안 성공하길 원한다면 자신보단 다른 사람을 생각하라"라며 "알리바바의 성공은 어떻게 다른이를 효율적으로 성공시켜줄 것인가를 고민한 것에서 비롯됐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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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EEF)'에서 반기문 전 사무총장에게 받은 선물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반 전 총장은 한국 사회에서도 주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청년과 여성 문제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는 "여성 혹은 청년이 전세계인구의 75%이며 이들은 미래세대이다"라며 "마윈 회장은 전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리더로 청년·여성문제를 위해 무엇을 더 할 수 있겠나?"라고 물었다.
이에 마윈 회장은 "알리바바 고위경영진의 37%가 여성일 정도로 여성은 성공의 열쇠였다"라며 "여성은 본능적으로 누군가를 돌보려고 하기 때문에 기업이 사용자 친화적이고 여성들의 사랑을 받는 기업이 되려면 이 마법의 요소(여성)을 더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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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EEF)'에서 반기문 전 UN사무총장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또 "청년은 우리의 미래이고 희망이며 청년은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낸다"라며 "청년을 고용해서 미래에 대한 걱정을 덜고, 여성을 더 고용해 완벽한 회사를 만들어라"라고 말해 청중들의 공감을 샀다.
이와 함께 반 전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공지능(AI)과 같은 신기술의 발전으로 발생할 우려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마윈 회장은 단호하게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로봇이나 AI는 어떠한 경우에도 인간을 대체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라며 "지식에선 기계가 이길지언정 지혜에선 기계가 택도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성공하려면 EQ(감성지수)가 높아야 한고 존경받고 계속 이기고 싶다면 LQ(사랑지수)를 가져야 한다"라며 "세상엔 똑똑함이 아니라 감성과 심장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마윈 회장의 의견에 공감하며 "인간은 이 같은 우려사항들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