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탈북자 가운데 북한 내부 권력 상층부에 가장 근접했다는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소감을 밝히면서 "판단력과 집중력이 좋고 쇼맨십도 잘한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태영호 증언 3층 서기실의 암호'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김정일은 북한의 모든 무력을 동시에 발전시켰지만, 김정은은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핵 보유국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모든 자원을 핵무력에 '올인'했다"며 "그 결과, 5년 내에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거대한 발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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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 관광 반대한 김정일 vs 집권 첫날부터 관광 강조한 김정은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은 상당히 현실적인 정책을 편다"며 "은밀하고 절제된 방식으로 가고 있다. 핵실험장 폐기, 미국과의 정상회담 등 상대방으로 하여금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데 능한 사람"이라고 분석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기존의 문법을 과감히 깰 수 있는 사람이라고도 평가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일은 관광을 반대했지만, 김정은은 집권 첫날부터 관광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스위스가 관광자원을 개발해 엄청난 돈벌이가 되는데, 사실 스위스는 눈과 돌만 있는 절벽을 개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 "과거 상상할 수 없었던 '마지막 스탈린식 국가' 홍보로 돈 벌어"
그는 "북한은 과거 관광에서 체제 선전 위주로 했지만, 김정은은 '그렇게 하면 돈을 벌 수 없다. 체제도 선전하면서 다양한 관광 상품을 개발하라'고 했다"며 "북한이 낡은 소련과 러시아 시대의 비행기와 헬기 밖에 없는데, 김정은이 '낡은 비행기를 가지고 왜 돈을 못 버나. 이것을 가지고 에어쇼도 하면 사람들이 올 것'이라고 했다"고 사례를 들었다.
그는 "베이징에 고려투어가 있는데 홍보를 '북한은 세계에서 남은 마지막 스탈린식 국가로 지금 빨리 안 가면 영원히 볼 수 없을 도 모른다'고 한다"며 "과거의 문법으로 보면 큰 일이 날 일이지만 야단치지 않는다. 그것도 매력적인 관광 수단으로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김 위원장이 북한 주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이 북한 주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으면 계속 처형과 공포 정치를 하고 고모부와 이복형을 처형하면서 나가겠느냐"면서 "공포정치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