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오는 8월 구제금융 졸업을 앞둔 그리스가 졸업 후 이행할 성장 계획을 공개했다.
다만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 채권단, 그리고 그리스 정부가 부채 경감 합의안 세부 사항을 두고 논의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라 경계감은 지속되는 모습이다.
23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100페이지에 달하는 성장 정책 계획을 의회에 제출했다.
그리스 정부는 해당 문서에서 향후 5년간 연간 2%가 넘는 지속적 성장세를 전망하는 한편, 110억 유로 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도 제시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끝난 뒤 그리스가 걷게 될 길을 보여주는 계획으로, 그리스가 두 발로 스스로 설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성취, 목표, 열망을 모두 구체적으로 담았다”고 강조했다.
공개된 계획에서 그리스는 채권단과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구(IMF)의 면밀한 감시하에 경제 개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 지난 8년간의 구제금융 기간 동안 엄격했던 임금 정책은 다소 완화할 예정임을 시사했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을 고려할 적절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한 관계자는 그리스 정부 계획이 유럽 기대에는 못 미치는 것 같다면서 “정책적으로 모호하며 수치도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같은 날 CNBC는 그리스 경제의 미래가 중대 기로에 다가서고 있다면서, IMF와 유럽 채권단, 그리고 그리스 정부가 부채 경감 합의안 세부 사항에 관해 진행 중인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는 8월 이후 그리스가 경제적으로 자립하길 바라고 있지만, 분명한 부채 경감 계획이나 대대적인 변화 없이는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차입 비용이 급등하는 상황이 오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그리스의 부채 비중은 국내총생산(GDP)의 180% 정도로 유로존 국가들 중 가장 높다.
매체는 IMF가 24일까지 부채 경감에 대한 합의가 나와야 3차 구제금융안 잔여분인 16억 유로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 금액 면에서는 유럽 채권단이 제안한 860억 유로보다 적지만 그리스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IMF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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