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서울=뉴스핌] 이영태 특파원·노민호 기자 =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싱가포르에 도착해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와 회동, 외교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김 위원장은 10일 오후 이스타나 궁에서 리 총리를 만나 “조미(북미) 상봉이 성과적으로 이뤄지면 싱가포르 정부의 노력이 역사적으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면서 “역사적 회담인데 훌륭한 조건을 제공해 주시고 편의를 제공해줬다”며 사의를 표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싱가포르 정부가 집안일처럼 성심성의껏 편의를 도모해줬다”며 싱가포르 측의 호의에 재차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 위원장과 리 총리와의 회동에는 북한측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리용호 외무상과 함께했다. 김 위원장과 리 총리와의 만남은 페이스북으로 생중계됐다.
김 위원장의 행보를 두고 한 대북 전문가는 “정상국가 행보를 선봬는 것”이라면서 “싱가포르에 도착하자마자 리센륭 총리를 만나 사의를 표하는 것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 체류 기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로이터 통신은 이날 그가 현지시간으로 오후 2시에 떠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근거 북미 간 사전조율이 이미 끝났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형식적인 큰 틀에서만 합의를 볼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북미 간은 이번 회담 이후 추가 정상회담 또는 실무 접촉을 통해 ‘이견’을 좁혀나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창이 공항으로 싱가포르를 찾았다. 김 위원장은 삼엄한 현지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숙소인 세인트 레지스 호텔로 이동해 여정을 풀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새벽 화물기를 통해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이용했던 벤츠 리무진을 평양에서 공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 방문은 최고지도자의 보안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 북한답게 극도의 보안 속에 이뤄졌다.
북한은 이날 중국 고위급의 전용기로 쓰이는 에어차이나와 함께 김 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1호'를 같이 출발시켜 김 위원장이 어떤 비행기에 탔는지 알 수 없게 했다. 김 위원장이 탑승한 에어차이나 CA122편은 이날 오전 8시30분경 평양공항에서 출발했으며 이후 1시간 후에는 참매 1호가 평양에서 출발해 싱가포르로 향했다.
김 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1호'는 과거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것으로 비행거리가 1만㎞에 달하지만, 노후 기종이며 장거리 운항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해 에어차이나 기종을 임차했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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