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주말 애플에 생산 라인을 중국에서 미국으로 옮길 것을 종용한 가운데 이 경우 아이폰의 가격이 20% 치솟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인력과 설비를 이용해 스마트폰을 조립, 생산할 경우 비용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 가격 급등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중국을 포함한 동남아 지역의 부품 납품업체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업계는 미국의 3차 관세 발표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10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는 애플이 혼하이를 포함한 일부 납품 업체에 아이폰 조립의 일부를 미국으로 이전할 것을 주문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이 경우 상품 가격 급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관세를 추가로 실시할 경우 애플 제품의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쉬운’ 해법으로 미국 생산을 종용했다.
미국 현지 생산라인 신축을 본격화 해 중국 대신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할 경우 관세 시행에 따라 발생하는 세금 부담을 피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 6월까지 미 무역대표부(USTR) 주최 공청회 과정에 애플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아이폰뿐 아니라 애플워치와 맥 등 제품 전반의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한 데 대한 대응이다.
BofA-메릴린치의 왐시 모한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못 이겨 혼하이와 페가트론 등 일부 업체에 실제로 생산 라인 이전을 요구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 경우 관세 부담에 따른 것만큼 상품 가격이 뛸 것이라는 점이다. 아이폰의 최종 조립을 모두 미국으로 옮길 경우 인건비를 포함한 각종 비용 상승으로 인해 상품 가격이 20% 상승할 것이라고 은행 측은 내다봤다.
BofA는 애플이 아이폰 생산 라인 가운데 10%를 미국에 옮기는 시나리오가 가장 현실적이라고 판단하고, 이 경우에도 가격 상승 폭이 8%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생산 라인을 50% 이전할 때 가격 상승 폭은 14%로 제시했다.
미국 생산직 근로자들의 임금이 중국의 2.6배에 이르고, 그 밖에 운영 비용을 감안할 때 이 같은 계산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한편 애플은 오는 12일 아이폰 신형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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