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경하 기자 = 현대리바트의 모그룹인 현대백화점이 건자재 1위 한화 L&C를 인수하면서 가구업계에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총 시장규모가 12조원에 달하는 국내 홈퍼니싱(가구·인테리어로 집을 꾸미는 것) 시장에서 한샘·현대리바트·이케아로 구성된 빅3 기업들은 한층 더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5일 계열사인 현대홈쇼핑을 통해 모건스탠리 PE가 보유한 한화L&C 지분 100%를 3680억원에 인수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한화L&C가 건자재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그룹 내 계열사인 현대리바트와의 시너지가 클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화L&C는 인조대리석, 창호·바닥재 등 인테리어에 필요한 건자재를 생산한다.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1조636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업계 선두 기업으로, 특히 주방 싱크대 상판에 쓰이는 인조대리석이 강점으로 꼽힌다.
한편 현대백화점 그룹 내 계열사인 현대리바트는 최근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이미 지난해 건자재 기업 현대H&S와의 합병, 미국 홈퍼니싱 1위 기업 '윌리엄스 소노마' 독점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한 지난 8월에는 주방가구 전 제품에 프리미엄 원자재 'E0 등급 18mm 목재'를 사용하겠다고 발표해 주방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한화L&C 인수는 현대리바트의 상승세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그룹 내 원자재 수직계열화가 이뤄져, 기존 가구·소품 사업에서 종합 인테리어 사업이 가능해진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평가받았던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사업영역에서의 성장도 기대해볼 만하다.
더욱 치열해질 홈퍼니싱 시장에서 업계 1위 한샘, 글로벌 기업 이케아도 대응에 나섰다.
한샘은 종합 인테리어 전문 기업의 강점을 살려 1위 자리를 지키겠다는 각오다. 한샘은 지난 2월 100% 자사 제품으로만 구성된 리모델링 상품 '한샘 리하우스 패키지'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기초 인테리어 원자재인 바닥 대리석, 벽지부터 공간 시공, 가구 선택까지 모두 가능하다.
또한 지난 27일에는 이사에 필요한 가구·가전·포장이사·인테리어를 모두 선택할 수 있는 '한샘 마이홈' 서비스를 출시했다. '한샘 마이홈'은 이사에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22개 업체를 연결해준다. 복잡했던 이사과정을 패키지 형식으로 편리하게 만든 것으로, 이 또한 한샘의 강점을 십분 활용한 서비스로 평가된다. 이러한 모습은 지난해 사내 성추행 논란으로 급감했던 매출을 회복세로 돌려놓는 데 일조하고 있다.
국내 홈퍼니싱 열풍을 몰고 온 이케아는 단점을 보완하는 전략을 세웠다. 지난 9월부터 이케아는 온라인몰 판매를 시작했다. 기존에 광명·고양 매장에 가야만 살 수 있었던 이케아 제품은 이제 온라인을 통해 쉽게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이케아는 오프라인 매장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지난 7월 용인 기흥점 착공을 시작으로, 오는 2020년까지 부산 기장·서울 강동·충남 계룡 등 지역 거점에 총 4개의 매장을 추가로 늘릴 계획이다. 지난 회계연도(2017년 9월~2018년 8월) 기준 4716억원을 기록한 매출액은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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