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첫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국민연금이 지난해 글로벌 주요 연기금과의 비교에선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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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사진=김승현 기자] |
28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 연간 수익률은 -0.92%로 잠정 집계됐다. 자산별로는 국내주식이 -16.77%, 해외주식은 -6.19% 손실을 봤으나 11.8%의 수익을 본 대체투자를 비롯해 국내채권(4.85%), 해외채권(4.21%)이 안정적인 수익을 거뒀다.
이처럼 주식운용에서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데는 주요국 무역분쟁과 통화긴축, 부실 신흥국의 신용위험 고조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전체 포트폴리오 대비 34.7%에 해당하는 221조8747억원을 국내외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안효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연중 국내 및 해외 주식시장이 큰 변동성을 보임에 따라 기금 수익률도 단기적으로 등락을 반복했다”며 “미·중간 무역협상에 대한 불확실성, 경기둔화 우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이슈 등이 겹친 10월과 12월 부진이 특히 컸다”고 설명했다.
이는 국민연금 뿐 아니라 다른 해외 연기금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연간 기준 일본 공적연금(GPIF)이 -7.7%의 손실을 봤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공무원연금(CalPERS)도 -3.5%로 뒷걸음질쳤다. 네덜란드 연기금(ABP) 역시 -2.3%에 그쳐, -0.9%를 기록한 국민연금보다 손실 규모가 더 컸다는 게 기금운용본부 측 설명이다.
안 본부장은 “주식비중이 높은 주요 연기금들이 대부분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국민연금의 경우 주식 비중이 타 연기금보다 낮아 주식시장 변화에 따른 수익 변동폭이 크지 않아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같은 기간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는 8.4%의 높은 수익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지난해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로 자산 내 주식 비중이 낮고 위험자산 비중이 높을수록 수익률 방어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결산 시기가 달라 국민연금과 다른 해외 연기금을 직접 비교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도 “지난해 글로벌 증시 부진으로 주식 대신 채권, 대체투자 자산을 늘린 곳이 더 좋은 성과를 거둔 것이 확인된 셈”이라고 전했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