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온정 기자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7년차인 지난해 양국간 상품 교역이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수입과 수출이 모두 늘어 양국의 윈-윈(win-win) 관계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한·미 FTA 발효 7년차 교역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양국간 상품 교역은 1316억달러로 전년대비 10.3% 증가했다. 서비스 교역도 2017년 기준 462억달러로 전년대비 7.2% 늘었다.
◆ 상품 교역은 수출·수입 모두 증가…서비스 교역은 수입 크게 늘어
상품 교역은 수출과 수입이 모두 증가했다. 작년 기준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은 반도체(90.6% 증가)와 석유제품(15.7%), 건설기계(32.4%) 등의 가파른 성장으로 전년대비 6.0%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전세계 수출 증가율(5.4%) 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수입의 경우 국제유가가 상승한 가운데 미국산 원유 수입량이 354% 증가하면서 전년대비 16.2% 늘었다. 미국산 셰일가스 생산 증가에 따라 액화천연가스(LPG) 수입도 50.3% 증가했으며, 천연가스 수입도 179.2% 늘었다.
이에 따라 국내 수입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늘었다. 지난해 미국의 수입시장 점유율은 11.0%로 일본(10.2%)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FTA가 처음으로 발효된 2012년과(8.3%) 비교하면 점유율이 2.7%포인트 늘었다.
서비스 교역의 경우 수출은 전년대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수입은 크게 증가했다. 2017년 기준 서비스 수출은 149억달러로 집계됐다. 여행(26.2%) 및 통신(110.9%) 수출은 증가했으나 R&D·법률·회계 등 기타사업서비스 분야 수출이 3.6%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발효 후 6년(2012~2017년)을 기준으로 보면 기타사업서비스(21.1%)와 여행(10.7%), 통신서비스(69.8%) 모두 수출이 크게 증가해 2011년 대비 서비스 수출은 평균 3.2% 늘었다.
서비스 수입은 313억달러로 전년대비 10.3% 늘었다. 특히 수입 비중이 높은 기타사업서비스(25.6%)가 성장하면서 전체 수입을 견인했다. 지식재산권사용료도 전년대비 1.3% 증가했으나, 운송(-3.4%) 수입은 감소했다.
산업부는 "미중 무역갈등 등 어려운 여건에서도 상품교역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평가하고 "2018년 한미 교역액은 한국 총 교역의 11.5%로, 미국은 한국의 제2위 교역상대국"이라고 밝혔다.
◆ 무역수지는 점차 감소…상품 수지 흑자 줄고 서비스 수지 적자는 확대
무역수지 흑자 폭은 점차 감소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품 수지는 발효 후 4년간 흑자가 유지됐으나, 2016년 이후 흑자폭이 줄어들고 있다. 서비스 수지는 발효 후 6년 내내 적자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 기준 상품 수지는 138억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년대비 흑자 폭이 22.9% 감소했다. 지난 2012년 FTA가 발효된 후 상품 수지는 계속 증가해 2015년 258억달러로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2016년부터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특히 2017년부터는 감소폭이 20%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다.
상품 수지는 수출입이 모두 증가한 가운데 특히 원유·LPG 등의 수입이 증가하면서 무역수지 흑자폭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비스 수지는 2017년 기준 163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발효 후 6년을 기준으로 보면 발효 전(2011년)과 비교해 서비스 수지 적자는 평균 20.6% 증가했으며, 특히 2015년 이후 적자가 더욱 가파르게 확대됐다.
특히 기타사업서비스 부문에서 무역수지가 악화되면서 전체 서비스 수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017년 기준 기타사업서비스 수지는 42억4000만달러 적자로, 2016년(19억달러 적자)과 비교해 적자가 2배 이상 늘었다.
투자 부문에서는 지난해 미국이 제조업과 신산업(바이오·전자상거래 등) 분야에서 한국 투자를 크게 늘리면서 역대 최고치인 58억8000만달러(신고기준)를 기록했다. FTA 발효 후 7년(2012~2018년)간 한국의 누적 대미 투자유치액은 308억달러로, 발효 전(2005~2011년)과 비교해 2.2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대미투자는 크게 줄었다. 지난해 한국은 108억1000만달러(송금기준)를 미국에 투자했는데 이는 전년대비 28.7% 감소한 수치다. 2016~2017년 기간동안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등 대형 인수합병(M&A)이 추진되면서 대미 투자액이 급증한 것에 따른 기저효과로 분석된다. 발효 후 7년간 대미 투자는 644억달러로, 발효 전과 비교해 2.4배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화공, 기계장비 등 전통적인 주력산업은 여전히 강세를 유지했으며, 바이오·전자상거래 등 신성장 산업분야에서의 새로운 투자도 지속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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