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온정 기자 = 4월 수출이 반도체 가격 하락과 중국경제 성장 둔화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2.0% 감소했다. 전월에 비해 감소폭이 다소 줄었지만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가 지속됐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수출은 488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4월과 비교해 2.0% 감소했다. 일평균 수출은 20억3600만달러로 6.1% 하락해 월별 수출보다 감소폭이 컸다.
우선 수출은 전체 물량 증가(+2.5%)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단가 하락과 수요부진, 중국 경기 둔화 지속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4월과 비교해 2.0% 하락했다.
다만 수출 감소율은 3월(-8.2%)과 비교해 소폭 줄었다. 2월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11.4% 감소한 이후 감소폭은 2개월 연속 둔화하고 있다.
4월 수출 감소는 수출 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4월 수출 단가는 지난달(-7.5%)에 이어 4.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출 물량은 2.5% 늘어나며 증가세로 전환됐다.
특히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반도체(-13.5%)를 제외할 경우 4월 수출은 0.8%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수출(-6.0%) 제외 시 4월 수출은 1.1% 감소했다.
조업일수의 영향(+1일)을 배제한 4월 일평균 수출은 6.1% 감소해 3월에 비해 상황이 악화됐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중국·일본 등 세계 주요국 수출도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4월 수입은 447억4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4% 증가했고, 무역수지는 41억2000만달러로 87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 반도체·석유화학 수출 줄고 자동차·선박 증가…20대 품목 중 9개 증가
품목별로 보면 주력품목 중에서는 반도체·석유화학 수출은 줄었으나 자동차와 선박, 일반기계 수출은 늘었다. 신수출동력 품목 중에서는 바이오헬스·이차전지·전기차 등의 수출이 늘었다.
먼저 반도체 수출은 단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전체 수출이 13.5% 줄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D램 가격(8Gb 기준)은 작년 4월과 비교해 51.6% 감소했으며 낸드플래시 가격(128Gb 기준)은 27.4% 줄었다.
산업부는 "글로벌 IT기업의 데이터센터 재고조정이 지속되고 중국의 스마트폰 수요도 정체되고 있다"며 반도체 가격 하락과 수요 부진이 반도체 수출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석유화학의 경우 국제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미국발 공급물량이 늘어남에 따라 수출 단가가 10.7% 하락하면서 전체 수출은 5.7% 감소했다. 같은 맥락에서 석유제품 수출도 2.6% 줄었다.
주력품목 중 자동차 수출은 신차 효과와 친환경차 수출 호조로 5.8% 증가했다. 특히 친환경차 수출은 높아진 수요로 인해 수출단가가 상승하면서 무려 140.1% 증가했다.
일반기계 수출은 미국 건설경기 호조로 0.3% 증가했으며 선박 수출은 주력선종인 LNG·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수출 호조로 53.3% 늘었다.
그밖에 신수출동력 품목 중에서는 바이오헬스(23.3%)·이차전지(13.4%)의 수출이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20대 주요 수출 품목 중 수출이 증가한 품목은 총 9개 품목으로 3월(4개)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여전히 철강(-7.7%)·디스플레이(-9.2%)·컴퓨터(-36.6%) 등 나머지 11개 품목의 수출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 중국·아세안 수출 동반 하락…미국·인도·중남미 수출은 지속 증가
지역별로는 중국·아세안 수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미국과 인도, 중남미 수출은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다.
먼저 4월 한국의 1위 교역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은 4.5% 감소해 6개월 연속 하락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이 20.2% 줄었고 일반기계가 10.8%, 석유제품이 16.7% 줄었다.
산업부는 "경기부양책 및 중국의 세계 수출 확대 등으로 수출 감소율은 둔화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산업부에 따르면 중국 수출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각각 -19.0%, -17.3%, -15.6%, -7.6% 줄었다.
아세안 수출은 1.0% 감소했으며 품목별로는 석유제품(-14.9%) 수출이 가장 크게 줄었다. 반도체 수출은 11.8% 감소했으며 디스플레이는 6.7% 줄었다.
같은 기간 미국과 중남미, 인도, CIS(구소련 연방 독립국가연합) 수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미국 수출은 자동차(28.9%)·일반기계(10.1%)·무선통신기기(8.1%) 수출 증가에 힘입어 3.9% 증가했다. 이로써 미국 수출은 7개월 연속 증가했다.
중남미 수출은 일반기계(11.4%)·디스플레이(66.8%) 수출 증가로 39.7% 늘었다. 산업 경기 호조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 심리가 회복된 점이 수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중남미 수출은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인도 수출은 반도체(125.5%) 수출 증가로 4.9% 증가하면서 8개월 연속 늘었다. CIS 수출은 자동차(47.7%)·일반기계(86.5%) 수출 호조로 10개월 연속 증가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글로벌 경기 둔화, 미·중 무역분쟁 등 어려운 통상 여건에서도 기업들이 고군분투하며 4월 수출이 2개월 연속 감소폭이 둔화됐다"면서도 "여전히 수출여건은 녹록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성 장관은 "수출활력 회복과 경쟁력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수출 체질개선을 위해 4월 30일에 발표한 '시스템 발전전략'을 시작으로 미래차・바이오헬스・소재부품장비 발전전략을 순차적으로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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