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정부가 맥주에 대한 주세를 종량세로 전환하면서 생맥주의 세부담이 50% 이상 급등하고 캔맥주는 20%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저가의 수입맥주 공세를 차단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국내 생맥주 업계는 큰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5일 오전 당정협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주류 과세체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현행 세법상 주세는 맥주와 소주, 증류주(위스키‧브랜디)는 72%이며, 발효주인 탁주가 5%, 약주‧청주‧과실주는 30%가 적용되고 있다.
◆ 생맥주 세부담 리터당 815원→1260원 급등
이번 개편으로 맥주는 리터당 830.3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2017년과 2018년 2년간 평균세율을 적용해 세수 중립적으로 개편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용기별로 보면 희비가 엇갈린다. 생맥주는 리터당 311원 인상되고, 페트 27원, 병맥주도 16원 각각 오른다. 반면 캔맥주는 리터당 291원 세부담이 줄어든다(표 참고).
교육세(주세액의 30%)와 부가세(10%)를 포함한 전체 세부담은 생맥주가 리터당 445원(54.6%) 오르고, 페트 39원(3.1%), 병맥주 23원(1.8%) 오른다. 반면 캔맥주는 리터당 415원(23.6%) 세부담이 줄어든다.
이에 정부는 생맥주 업계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2년간 한시적으로 20%를 경감해 리터당 664.2원을 적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2년 후에는 생맥주 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병규 기재부 세제실장은 "캔맥주 세부담 감소와 생맥주 세부담 증가가 맥주업체 내에서 상호 상쇄가 가능하지만, 생맥주 생산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제맥주 및 일부 맥주 업계 등을 감안해 한시적 경감을 통해 세부담의 중립성을 유지하고 종량세 전환에 따른 적응기간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수입맥주 가격 인상되나…고가맥주는 인하요인 생겨
이번 주세 개편으로 수입맥주 시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고된다. 고가의 수입맥주는 세부담이 줄어들고 반면 저가의 수입맥주는 세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종량세 전환 시 수입맥주 전체적으로는 세부담이 상승하나, 수입맥주 종류별로 세부담 변화에 차이가 발생해 일부 고가 맥주는 오히려 가격하락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맥주 3사(오비, 하이트, 롯데)는 다수의 외국 맥주를 수입하고 있다. 업체내 국산맥주 세부담 감소와 수입맥주 세부담 증가가 서로 상쇄되기 때문에 가격을 인상할 필요가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그림 참고).
김병규 세제실장은 "국내 맥주시장의 치열한 경쟁구조를 감안하면 수입맥주 가격이 상승하기는 어려운 시장구조"라면서 "이번 개편으로 수입맥주 가격인 인상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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