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해맑은 어린아이가 강아지, 고양이와 함께 하는 그림을 그려온 화가 박형진이 그림책을 펴냈다. '너와 함께'라는 제목으로 도서출판 키즈엠에서 나온 책에는 어린이와 동물, 식물이 어우러진 정겨운 그림 26점에, 작가가 직접 쓴 동시 21편이 곁들여졌다.
책에 실린 그림들은 화가 박형진의 대표작들로 우리 삶에 있어 진정 소중한 가치는 무엇인지,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이란 어떤 것인지 속삭이듯 들려준다. 또한 그림 속 숨은 이야기를 풀어 쓴 '우리 처음 만난 날' '약속' '단짝' '꽃웃음' 등의 동시들은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도 차분히 음미해볼만하다.
박형진의 단순하면서도 사랑스런 그림 속에는 아이와 동식물이 다정히 어울리며 서로를 보듬고 존중한다. 꾸밈없이 소통하고 교감하는 그들의 모습은 팍팍한 일상에 쫓기는 어른들에게는 순수했던 어린 시절을 돌아보게 한다. 소중한 관계와 그 관계에서 느꼈던 행복과 기쁨이 스스로 떠올려진다. 화가는 "삶은 만남과 헤어짐, 서로를 알아가고 관계를 맺는 과정의 연속"이라며 "그 속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가장 소중한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박형진의 그림은 촌철살인의 묘미를 보여준다. 머리 위에 올라가 단잠에 빠진 강아지가 깰까 봐 꼼짝 않고 눈만 껌벅이는 아이, 날마다 물을 주며 기다리는 친구들을 위해 온 힘을 다해 땅을 뚫고 나오는 연녹색 새싹, 아이의 느린 걸음에 맞춰 천천히 걷는 강아지, 낮잠 자는 강아지에게 그늘을 만들어주느라 햇볕에 새까맣게 그을린 아이 등은 인간과 자연의 소중한 관계와 그 관계에서 느끼는 감성을 떠올리게 한다. 보고 있으면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감돌고, 가슴이 훈훈해지는 그림이다.
작가는 "이 책에는 오랫동안 나와 함께 했던 동물들이 등장한다. 어릴 적 친척이 데려와 키우게 된 첫 반려견 '다숙', 이웃과의 인연으로 선물처럼 찾아온 '소라', 가족이 키우다 내게 온 검은 고양이 '네루', 주인 찾기에 실패해 입양하게 된 떠돌이개 '유시진'이 내 그림 속 주인공이다"며 "이들 동물 곁에 언제나 빠짐없이 등장하는 '아이'는 개, 고양이는 물론 새, 꽃, 새싹과도 스스럼 없이 대화하고 사랑을 나눈다. 독자들도 책을 읽으며 누군가를 좋아했던 마음, 그리워했던 마음이 되살아나 가슴이 따뜻해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형진(1971~)은 서울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미술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자하미술관, 가나어린이미술관, 에이루트아트플랫폼, 노화랑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가졌다. 지금은 경기도 양평에서 멍멍이, 야옹이들과 지내며 그림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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