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사상 초유의 '4월 개학'이 확정되면서 맞벌이 부부들이 육아를 도와주는 '베이비시터 구하기'에 진땀을 빼고 있다. 베이비시터 수요가 폭증하면서 이용요금이 하루만에 기존보다 20%넘게 올라 맞벌이 부부들은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18일 베이비시터 채용 커뮤니티에는 전날부터 '주5일, 종일 베이비시터를 구한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은 '급구(급하게 구함)' 표시를 한 채 '채용 당일부터 근무가 가능한 사람'을 구하는 내용이다. 지난 16일 기준 하루 37개의 채용 글이 올라왔으나 이날은 오전에만 27개의 채용 공고가 게시된 상태였다.
베이비시터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리면서 서비스 이용요금도 시시각각 오르고 있다. 베이비시터 이용요금 시세는 지난 16일 기준 시급 1만원, 주5일 종일 돌봄 200만원 수준이었으나 이날은 시급이 1만2000원~5000원, 종일 돌봄 280~300만원 사이로 훌쩍 오른 상태였다.
5살 아이를 둔 직장인 최모(39) 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정부 발표를 기다리다 급하게 베이비시터를 구하게 됐는데, 이용요금이 너무 올라 도저히 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4월 개학까지 전업주부인 아내 친구가 돌봐주는 대신 월 200만원을 주기로 했다"고 토로했다.
1~2주만 아이를 돌봐주는 '단기 베이비시터'는 더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4월 개학일까지만 베이비시터를 이용하려는 맞벌이 부부들은 많은데,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다. 2주 단기 베이비시터의 경우, 종일 돌봄 기준 월급여가 100만원 수준에서 이날 최대 140만원까지 뛰었다. 한 이용자는 커뮤니티에서 "오늘(18일)부터 근무하면 월급여 기본 280만원에 협의 후 +@로 지급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교포나 동남아 국적 베이비시터도 상관없다'는 내용의 채용 공고도 눈에 띄었다. 이전에는 대부분 '교포나 동남아 국적은 사절한다', '한국인만 고용' 등 조건을 붙여 베이비시터를 구했다. 정부 발표 이후 하루만에 웃돈을 얹어도 베이비시터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맞벌이 부부들이 이제는 한국인, 외국인 구분없이 채용에 나선 것이다.
3살, 4살 아이를 둔 직장인 최모(38) 씨는 "베이비시터를 구하지 못해 이번주는 아내와 돌아가면서 회사에 연차를 내고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며 "당장 다음주부터 걱정인데 지금은 평소보다 돈을 더 준다고 해도 구할 수 없을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앞서 교육부는 23일로 예정했던 유치원, 어린이집, 초·중·고등학교 개학을 4월 6일로 2주 추가 연기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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