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일부 교사들, 야간 차량경비원으로 생계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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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9시부터 새벽 5시까지 일해도 쌀 2㎏ 살 수 있을 정도"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최근 일부 북한 교사들이 심각한 생활고 때문에 야간에 차량 옆에서 화물차량 베터리를 지키는 경비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평안남도 은산군 천성노동자구에서는 길가에 세워놓은 화물차들의 베터리를 도둑맞는 사건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며 "먹고 살기 힘든 일부 주민들이 야간에 차량 베터리를 몰래 뜯어다 암시장에 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베터리는 암시장에서 150달러(17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운전자들은 베터리를 도둑맞는 걸 방지하기 위해 야간에 차량 경비원을 고용, 경비를 서게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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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2018년 7월 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최된 남북통일농구경기에서 여자 '평화'팀과 '번영'팀의 혼합경기를 평양 주민들이 관람하며 응원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차량 경비원들은 오후 9시부터 새벽 5시까지 8시간동안 일하고 북한 돈으로 1만원 정도 받는다. 북한에서 1만원이면 장마당에서 쌀 2㎏을 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 때문에 천성고급중학교 교원들이 저마다 차량 경비원을 자처하고 있는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낮에는 수업하고 밤마다 차 경비를 서주고 받은 돈으로 식량을 구입해 생계를 이어가는 것"이라며 "이를 두고 주민들은 교육자들이 세상을 잘못 만나 일당노동자로 살아가고 있다며 그들의 처지를 동정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요즘은 일부 10대 학생들도 밤마다 도로주변을 돌아다니며 차량의 전조등이나 거울을 떼어내 시장에 넘기며 식량과 바꿔 먹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차량부품 도난에 화가 난 운전수들은 밤마다 돈을 들여 차량경비원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에 교원들은 밤마다 차 경비를 서다가 차 부품을 떼어내려고 접근하는 같은 학교 학생들과 마주치는 충격적인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에서 초급중학교(중학교), 고급중학교(고등학교) 교사의 월급은 1~5급까지 급수 등급에 따라 차별 지불되고 있다.

4~5급 교사는 북한돈 2500~3000원 정도며, 2~3급 교사 월급은 3500원이다. 쌀 1㎏도 살수 없는 월급을 받고 있는 것이다. 현재 북한 시장에서 입쌀 1㎏ 가격은 4400원선이다.

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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