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올해 부진한 증시와 금리상승으로 빚을 내는 신용융자 거래가 줄면서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이자율 인상에 속속 나서고 있다. 2년 전 증권사가 10%대 고금리 이자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금융당국의 지적으로 한때 인하하다가 올 들어 다시 이자율을 올리는 모습이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4일 기준 신용융자잔고액은 21조5917억원이다.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 11조3503원, 10조2414억원 규모다. 이는 한달 반 전인 지난 1월3일(23조3284억원)에 비해 2조원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3차례나 오른데다, 올 들어 국내 증시 하락세로 '빚투(빚내서 투자)'가 확연히 줄어든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증권사가 투자자에 대출 해주는 신용융자 잔고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맞춰 증권사들은 서둘러 신용융자 이자율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B증권은 오는 3월1일부터 신용 및 대출 금리를 소폭 인상한다. 고객 등급과 대출기간에 따라 이자율 인상 폭이 다르지만 약 0.3~0.5%p 인상된다.
하이투자증권도 오는 3월1일부터 구간별로 이자율을 올린다. 신용융자 대출 기간 10일 이내는 기존 5.45%에서 5.7%로, 11일~30일 6.55%에서 7.3%로 오른다.
NH투자증권은 오는 3월 7일부터 15일 이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20bp 인상한다. 나무계좌 거래 고객의 경우 1~7일 4.5%에서 4.7%로, 8~15일 7.2%에서 7.4%로 올린다. 16일 이상부턴 기존과 동일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3월 18일부터 일부 구간에 한해 신용공여와 담보대출 이자율을 올린다. 대출기한 30일 이내 골드·프라임·패밀리 등급의 경우 기존 8.5%에서 9.0%로 올리고 VIP의 경우 8.5%에서 8.8%로 인상된다. 30일 초과의 경우 골드·프라임·패밀리 등급의 경우 9.9%, VIP는 9.7%로 올린다.
반면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키움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은 당장 이자율 인상 계획없이 기존 그대로 유지한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재 대출기한 1~7일 경우 이자율 6.0%, 8~15일 6.0%, 16~30일 6.3%다. 삼성증권은 1~7일 4.9%, 8~15일 7.0%, 16~30일 7.5%다. 신한금투는 1~7일 3.9%, 8~15일 6.5%, 16~30일 7.0%다. 키움증권은 1~7일 7.5%, 8~15일 8.5%, 16~30일 9.0%를 유지하고 있다.
증권사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한은의 기준금리 3번의 인상 등으로 신용융자 이자율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몇주 전부터 홈페이지, MTS 등을 통해 고객에게 고지하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대출 이자율을 소폭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 개인투자자는 "몇년 전 증권사들이 천천히 신용융자 금리를 낮추더니 올해는 금리상승 이유로 다시 과거 고금리 수준으로 일제히 올리는 것 같다"며 "가뜩이나 증시가 안좋은 상황에서 은행, 증권사 대출 금리가 모두 올라 걱정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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