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하나금융투자(하나금투)가 영국 명문 축구단 '첼시'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외신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하나금투와 스포츠 에이전시그룹인 C&P스포츠가 영국 부동산 개발업자인 닉 캔디 측의 '블루풋볼 컨소시엄'에 합류해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제시한 입찰가만 20억 파운드(약 3조2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P스포츠의 최고경영자(CEO)인 카탈리나 김도 트위터를 통해 공식 코멘트를 했다. 그는 트위터에 "입찰을 준비중이다. 이전까진 한국 자본이 톱티어 축구클럽에 투자한 적이 없었다"고 적었다.
하나금투는 이번 컨소시엄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아시아 금융사로 알려졌다. 인수전에 필요한 자금조달, 즉 해외 딜 소싱을 전담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투 관계자는 "컨소시엄과 함께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만 확인해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투업계가 글로벌 스포츠구단 인수를 추진 한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 2015년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LA다저스 인수를 추진하다가 결국 무산된 바 있다. 이후 인수 시도가 거의 없었다.
현재 하나금융그룹은 국내 K리그2의 대전하나시티즌, 여자프로농구 하나원큐, 골프단을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단 운영 및 후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회장을 맡을 정도로 애정이 깊다. 스포츠단 운영을 통해 브랜드가치 제고 등 효과를 얻은 경험도 있다. 첼시 인수를 통해 향후 구단 운영 수익은 물론 글로벌 광고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첼시 예비 입찰에 뛰어든 것만 해도 인지도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글로벌 축구팀 인수 추진은 글로벌 금융 비즈니스 영역 확대와 투자은행(IB) 영업 확대와도 맥을 같이한다.
한 금융담당 증권사 연구원은 "다른 금융사인 신한과 KB도 스포츠 광고를 잘해왔다"며 "매각 규모가 커 딜 소싱과 광고효과 차원도 있겠지만 축구단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스터디 차원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첼시 매입 규모가 4조원 가량이 된다면 지분 10%만 돼도 4000억원 가량"이라며 "금투업계가 투자 펀딩 차원으로 관심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첼시 예비입찰에는 사우디미디어그룹, 미국 LA다저스 공동 구단주 토드 볼리, 스위스 사업가 한스외르 바이스, 영국 부동산 투자업체 케인 인터내셔널의 최고경영자(CEO) 조나선 골드스타인 등 10~15곳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첼시의 매각 주관사는 미국 투자은행 레인그룹이다. 레인그룹은 이번주 중 후보자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외신에 따르면 첼시 구단주 아브라모비치측이 희망하는 매각가는 30억 파운드(약 5조원)수준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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