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실밸] '우린 폭망 안했다' 위워크 창업자 애덤뉴먼의 컴백

글로벌 |
새로운 부동산 회사 플로우, 3억 5000만 달러 투자
뉴먼, 아파트 4000채 소유…기업가치 10억 달러
위워크·위리브 개념 도입한 주거공유 부동산 예상

[편집자주] '여기는 실밸'은 돈과 인재가 몰리는 실리콘밸리의 벤처투자자(VC)들이 주목하고 있는 유망한 기업들을 소개합니다. 향후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있는 유망한 기업이나 유니콘 기업들을 브리핑 해드립니다. '여기는 실밸'에서 실리콘밸리의 최신 산업 트렌드 및 기업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리콘밸리=뉴스핌]김나래 특파원="생각할 시간이 많았고, 많은 교훈을 얻었으며 여러 번 후회했다"

최근 방영된 미국 드라마 '우린 폭망했다(We Creshed)'의 흥망성쇠 주인공이자 글로벌 오피스 공유 기업인 위워크를 창업한 억만장자 사업가 애덤 뉴먼이 새로운 부동산 회사인 플로우(Flow)로 다시 돌아왔다. 그가 새로운 사업으로 다시 예전의 명성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즈(NYT)에 따르면 플로우는 최근 3억 5000만 달러의 자금을 확보했는데 새로운 투자자는 다름 아닌 실리콘밸리의 대형 벤처캐피탈(VC) 안데르센 호로위츠다. 안데르센 호로위츠는 페이스북과 에어비앤비까지 모든 분야에 초기 투자자로 유명하며 실리콘밸리 유수의 기업들 가운데 초창기 이들을 거치지 않은 기업이 없을 정도다.

안데르센 호로위츠는 플로우의 가치를 10억 달러로 산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조사한 법원 문서에 따르면 뉴먼은 최근 몇 년 동안 마이애미, 나쉬빌, 테네시와 포트로더데일 등에 있는 4000채 이상의 아파트에 대한 대부분의 지분을 인수했다. 이 같은 자산의 가치는 10억 달러 이상이기에 이같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세계 최대 공유오피스 업체 위워크의 최고경영자(CEO)인 아담 노이만 [사진=로이터 뉴스핌]

플로우는 2023년에 출시될 예정이며 구체적인 계획은 발표하지 않았다. 안데르센 호로위츠의 공동 설립자이자 총괄 파트너인 마크 안드레센은 플로우 이사회에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뉴먼은 현금 및 부동산 자산의 형태로 플로우에 상당한 개인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은 플로우의 형태에 대해 예단하기 힘들지만 회사의 테마는 '물리적 공간을 변화시켜 사람들을 연결하고 사람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인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는 위워크와 매우 흡사한 점이 있지만 오히려 위워크 산하 위리브(WeLive)의 방식에 가깝지 않겠냐는 추즉이 나온다. 위리브는 가구가 비치된 아파트를 사람들이 공유하도록 한 주거공유 부동산업체였다.

뉴먼의 아파트 매집 지역을 분석해보면 향후 그의 생각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앞서 WSJ은 집값이 저렴하고 세금이 낮은 일조량이 많은 지역에 집중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예컨대 뉴먼이 소유하고 있는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 아파트엔 골프 퍼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내슈빌 아파트는 수영장과 함께 애완견을 위한 놀이터와 쓰레기 수거 서비스 등이 제공되고 있다. 또 뉴먼은 최근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장바구니 픽업이나 세탁을 대행하는 전문 서비스 업체 지분도 사들였다.

뉴먼은 젊은 전문직과 스타트업 CEO 등의 주택 수요를 감안해 아파트를 개조하거나 신축한 방식을 택했다. 위워크가 사무공간뿐 아니라 수제 맥주나 간식 등 휴게 공간을 제공해 스타트업이나 프리랜서에게 임대한 것처럼 플로우도 아파트 입주민들에게도 비슷한 방식으로 접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마크 안데르센은 "위워크 이후 뉴먼이 물리적 공간을 변형하고 사람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커뮤니티를 구축해 사람들을 연결한다는 주제로 돌아온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플로우가 추구하는 주거용 부동산은 바로 이러한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안데르센 호로위츠가 플로우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임대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이다. 안데르센은 "재택근무가 과거보다 많아지고 있고 있는 가운데 회사 내 사회적 유대와 지역 노동자들이 누리는 우정을 훨씬 덜 경험하게 될 것"이며 "플로우가 임차인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를 해결하려고 노력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안데르센 호로위츠는 뉴먼의 인생 2막에 대해 열렬히 지지했다. 안데르센은 블로그에 "사무실 경험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하고 그 과정에서 패러다임을 바꾸는 글로벌 기업을 이끌었던 한 사람이 종종 과소 평가되고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뉴먼은 한 때 위워크로 기업가치 470억 달러를 인정받을 만큼 잘나가는 CEO였다. 하지만 현재 위워크의 기업가치는 약 40억 달러이며, 플로우는 현재 위워크의 4분의 1 수준이다.

뉴먼은 그의 독단적인 경영방식과 막대한 손실로 위워크 기업공개(IPO)가 무산된 뒤인 2019년 말 위워크를 떠났다. 당시 위워크는 소프트뱅크로부터 40억달러를 투자받은 뉴먼만의 방만한 경영, 상장 직전 주식 매각 등으로 비난을 받았다. 결국 그가 떠난 뒤 위워크는 힘겹게 상장하기는 했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그는 불명예 퇴진을 했지만, 14억 달러의 순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여전히 위워크 주식의 10%를 소유하고 있다.

ticktock032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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