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김주현 금융위원장의 뒤를 이을 여신금융협회 면접후보군 3인이 22일 공개된다. 관료 출신에서는 남병호 전 KT캐피탈 대표와 정완규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민간 출신에서는 박지우 전 KT캐피탈 대표, 오정식 전 KB캐피탈 대표 등이 입후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장 선출이 가까워질수록 관료 출신에 대한 선호도가 점차 높아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업계 전문가인 민간 출신도 상관없다는 분위기다. 이에 관료와 민간을 두로 거친 남 전 대표의 가능성을 높게 보는 전망도 나온다.
여신금융협회는 이날 1차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를 열고 오후에 면접후보군 3인을 공개한다. 회추위에는 8개 카드사(롯데카드·BC카드·삼성카드·신한카드·우리카드·현대카드·KB국민카드·하나카드)의 대표와 7개 캐피탈사(롯데캐피탈·산은캐피탈·신한캐피탈·하나캐피탈·현대캐피탈·IBK캐피탈·KB캐피탈)의 대표가 참여한다.
여신협회장 자리는 김주현 제12대 협회장이 금융위원장으로 영전한 뒤 오광만 전무가 대행체제로 운영 중이다. 여신협은 이달 5일부터 12일까지 입후보 절차를 마무리했고, 총 6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선거에 입후보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은 ▲남병호 전 KT캐피탈 대표 ▲정완규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 ▲박지우 전 KB캐피탈 대표 ▲오정식 전 KB캐피탈 대표 등이다. 위성백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업계의 예상을 뒤집고 이번 협회장에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남병호 전 대표와 정완규 전 사장이 관료 출신으로 알려져있다. 남 전 대표는 제37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금융위원회에서 근무한 뒤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과장, 서울특별시 금융도시담당관, 금융위원회 국제협력팀 팀장 등을 지내고 2011년부터 KT코퍼레이트센터 경쟁력강화담당 상무, KT 시너지경영실 시너개발 1담당 상무를, 2013부터는 KT캐피탈 대표를 거쳤다. 이후 2020년 나이스평가정보 사외이사로 근무한 뒤 현재 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다.
정완규 전 사장은 제34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금융위원회에서 공직을 시작해 시장감독과장, 자본시장과장, 기획조정관, 중소서민금융정책관, 금융정보분석원장(FIU) 등을 지낸 뒤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금융증권의 사장을 맡았다. 현재는 토스뱅크 사외이사로 근무 중이다.
박 전 대표는 재직 당시 중고차 시세 및 거래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KB차차차'를 개발해 당시 중고차 1위였던 현대캐피탈의 자리를 넘보기도 했다. 오정식 전 대표는 초대 KB캐피탈 대표를 지낸 인물로, 씨티은행 부행장을 맡았던 만큼 금융업권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신업계는 공모로 선출하기 시작한 지난 2010년 이후 총 4명의 협회장 중 3명이 관료 출신이라는 점과 금융당국과의 소통 능력을 고려할 때 대체적으로 관료 출신을 선호하고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다. 그러나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금리인상, 빅테크와의 경쟁 심화 등 여신업계가 직면한 문제를 잘 전달할 수 있다면 전문가인 민간 출신도 상관없다는 분위기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관료 출신이라면 힘이 있어서 카드업계가 직면한 문제를 당국에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팔이 안으로 굽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민간 출신이 더 나을 것 같기도 하다"며 "사내 동료직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팽팽하게 갈린다"고 전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인터넷은행, 핀테크 업체 등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결제사업과 금융사업의 경계가 모호해진 상황에서 회원사들은 과도한 규제에 묶인 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며 "새로운 협회장이 업계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소신과 추진력을 갖춘 인물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따라서 관료와 민간을 동시에 지낸 남병호 전 대표의 가능성을 높게 보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김주현 전 회장이 금융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겨가면서 협회장의 위신이 높아졌다"며 "현안만 잘 전달할 수 있다면 관료와 민간을 두루 거친 남 전 대표의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고 본다"고 했다.
여신협회장의 임기는 3년으로, 이번에 뽑힌 회장은 2025년까지 근무하게 된다. 협회는 2차 회추위를 개최한 뒤 9월 중으로 모든 선거 절차를 마무리하고 차기 협회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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