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 통상장관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유럽을 기반으로 한 탄소국경조정제도 등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브뤼셀에서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Valdis Dombrovskis) EU 통상 담당 수석부집행위원장과 한-EU 통상장관 회담 및 제10차 한-EU FTA 무역위원회를 열고 통상 현안을 논의했다.
통상장관 회담에서 양측은 미국의 IRA, 세계무역기구(WTO) 개혁 등 주요 글로벌 통상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안 본부장은 "IRA의 차별적 전기차 세액공제 규정에 대해 한-EU 양측이 모두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는 상황"이라며 "IRA 관련 우려사항을 해소하고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양측은 WTO의 협상기능 강화, 분쟁해결제도 정상화 등을 통해 WTO 중심의 다자무역체제를 조속히 복원해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한-EU 통상장관은 제10차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무역위원회를 주재하면서 FTA 이행 현황을 점검하고 디지털 통상, 기후변화 대응 등 신통상이슈에 대한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양 통상장관은 이번 무역위원회를 계기로 한-EU 디지털 통상원칙(Digital Trade Principles)과 지리적 표시(Geographical Indications) 목록 개정을 위한 무역위원회 결정문에 서명했다.
이번 한-EU 통상장관 간 서명한 '한-EU 디지털 통상원칙'은 지난달 한-싱 디지털동반자협정 정식서명에 이어 글로벌 경제통상 질서를 선도하고 디지털 경제협력을 확대하려는 현 정부의 디지털 통상전략의 두 번째 구체적 성과로 꼽힌다. 양측은 디지털 교역 원활화, 데이터 거버넌스 등 총 5개 섹션의 18개 규범 및 협력요소를 확인했다.
한국측은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WTO 등 국제 통상규범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마련·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CBAM 도입 일정 및 탄소배출량 산정 방식 등 구체적 이행 방안이 불확실해 한국 업계의 불안감이 큰 만큼 CBAM 입법 및 이행 과정에서 우리측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EU 역내 기업과 대 EU 수출기업 간 공정 경쟁환경을 보장해줄 것을 강조했다.
또 산업부는 EU가 최근 입법계획을 발표한 핵심원자재법과 관련, 외국기업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거나 외국기업을 차별하는 요소가 있어서는 안 될 뿐더러 공급망 실사규정 등 기존 EU의 규제안과 조화되고 WTO·한-EU FTA에 합치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양측은 한-EU FTA 상의 기존 지리적 표시 보호 목록을 현행화하고 FTA를 통해 보호할 지리적 표시를 추가하는 결정문도 채택했다.
이번 개정을 통해 한-EU 간 상품 교역에서 지리적 출처의 허위 표기와 관련된 불공정 경쟁행위 방지를 통해 소비자 보호가 강화될 것이라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EU 시장에서도 한국산 농수산물에 대한 지리적 표시 보호가 강화돼 향후 국내 농수산물의 대 EU 수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산업부는 8K TV, 라면 등의 EU 시장 접근성 개선과 바이오플라스틱 활용 활성화를 위한 여건 마련에도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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