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KT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에 정치권 개입이 격화되는 가운데 KT 2대주주 현대차가 최대주주 국민연금 편에 서 대표이사, 사외이사 선출에 대주주 의견을 고려해 달라는 입장을 KT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그룹은 KT 이사회에 대표이사나 사외이사 선출 등 주요 안건 결정 과정에 대주주 의사를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현대모비스 지분까지 포함해 KT 지분 7.79%를 가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이 보다 약 1% 많은 지분 8.53%를 보유하고 있다. KT의 3대 주주는 지분 5.58%를 보유하고 있는 신한은행이다.
현대차의 KT 지분은 차기 CEO 선임 과정에 정치적 외풍이 없었다면, 구현모 KT 대표이사(사장) 연임에 우호지분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9월 KT와 7500억원 규모로 지분을 맞교환 했다. 당시 양 사는 6세대 이동통신(6G) 자율주행 기술과 위성통신 기반 미래 항공 모빌리티(UAM) 통신망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분을 맞교환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와 신한은행 지분을 합치면 총 13.37%로 국민연금이 보유한 KT 지분을 넘어선다. 국민연금이 주총에서 윤경림 후보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더라도 현대자동차와 신한은행이 찬성표를 던지면 통과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현대차가 국민연금을 옹호하는 서한을 KT 측에 보내며 주총에서 윤 후보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한은행 역시도 신한은행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신한금융지주회사가 국민연금이 지분 8.22%를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있어 국민연금 편에 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만약 당초 계획대로 구현모 대표가 단독대표로 올라가고 정치권에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면 현대차와 신한은행이 찬성표를 던졌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면서 "신한은행과 현대차 입장에서도 정치권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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