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올해 전국 주택시장은 최소 하반기가 돼야 회복 흐름을 보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역별 편차가 큰 탓에 매매시장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비수도권의 경우 올해 역시 시장 여건이 개선될 여지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17일 KB경영연구소가 부동산 전문가와 공인중개사, 자산관리 전문가(PB)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부동산 전문가의 62%, 공인중개사의 79%, PB의 62%가 집값이 떨어질 것이란 예측을 내놨다.
지역별로 보면 비수도권에 대해서는 부동산 전문가와 공인중개사 모두 집값 하락을 전망했지만 수도권의 경우 다소 엇갈렸다. 부동산 전문가의 54%는 상승을 예측했으나 공인중개사 사이에선 56%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 하락 전환과 거래 감소 등 주택시장이 침체되고 매수 심리가 위축된 시장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36%)나 2026년(38%)이 돼야 수도권 주택시장이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봤다. 반면 공인중개사의 경우 41%가 하반기 수도권 주택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상반기 주택 경기 회복이 시작될 것이라는 의견은 거의 없었다.
주택시장의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부동산 전문가와 공인중개사 모두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공인중개사는 대출 규제, 주택 세제, 다주택자 규제 등 매수 수요 회복을 위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전문가는 정비사업 규제, 주택임대사업자 규제, 주택 세제 순으로 규제 완화의 필요성이 높다고 응답했다.
건설·시행 분야 전문가의 55%는 올해 분양 물량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된 이유로는 '주택 경기 위축으로 인한 분양 리스크 증가'와 '건설비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꼽혔다. 강민석 KB경영연구소 박사는 "분양 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공급 부족 문제는 올해 부동산 시장의 핵심 이슈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의 62%와 공인중개사의 61%가 올해 전셋값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조사 결과 대비 하락 전망은 줄고 상승 전망은 급증했다.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서는 부동산 전문가의 78%, 공인중개사의 56%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3년 54.9%였던 임대차 시장의 월세 거래 비중은 지난해 57.6%로 2.7%포인트(p)가 증가했으며, 최근 5년 평균(46.2%)보다 11.4%p 높았다. 이 같은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올해 투자 유망 부동산을 묻자 부동산 전문가(29%)와 공인중개사(26%), PB(25%)에서 공통적으로 신축 아파트를 매수해야 한다는 전망이 가장 많이 나왔다. 강 박사는 "신축 아파트 선호도 증가와 함께 신규 주택 공급 감소로 희소성이 높아지면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꾸준히 상위권을 기록해 온 재건축 아파트는 지난해 대비 선호도가 크게 낮아졌다. 지난해 조사 결과와 비교할 때 재건축 아파트를 꼽은 비율은 PB(-9%p), 부동산전문가(-8%p), 공인중개사(-3%p)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재건축 아파트 선호도 하락은 최근 불거진 공사비 갈등과 사업 지연, 추가 분담금 문제 등 부정적 이슈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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