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뉴스핌] 이지은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국현)이 단독 장르로만 구성된 전시를 최초로 선보인다.
18일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에서는 소장품 기획전 '수채: 물을 그리다'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을 비롯해 류지연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운영부장, 정재임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학예연구사가 참석했다.
'수채: 물을 그리다'에는 이중섭과 장욱진, 박수근 등 우리나라 대표 미술가의 수채 작품뿐 아니라 수채화 장르에서 뛰어난 세계를 보여준 이인성, 서동진, 서진달, 배동신의 작품도 소개된다. 아울러 수채화를 방법적으로 활용해 자신의 주력 매체적 특성을 그대로 발현하고 있는 류인, 문신 등 우리나라 미술가 34인의 작품도 관람 가능하다.
이날 김성희 관장은 "이번 전시는 소장품 기획전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최초로 수채화로만 선별했다. 단독 장르로 구성됐다. 대중에게 아주 친숙한 수채화가 습작이나 드로잉으로 여겨졌고, 아직 숙련되지 않은 시기의 작품으로 여겨져 왔음에 주목했다. 수채화만이 가진 독립적인 완전성을 장르로 정립시키고자 기획됐다"고 밝혔다.
이어 "수채화로만 독립된 큰 전시가 그동안 없었던 것 같다. 이렇게 아름다운 전시가 기획됐다는 것에도 놀랐다. 다 주목할 만한 작품이지만, 이중섭 작가의 엽서화 코너를 아주 아름답게 꾸며 놨다. 보시면 감탄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감상의 기회가 또 다른 감동을 줄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는 총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수채화의 1세대로 일컬어지는 대표 작가들과 그 전통을 통해 이어 온 근대기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두 번째는 사생을 중점을 둔 자연환경의 묘사뿐 아니라 내적 성찰과 정신적 상태를 표현하는 형식으로 수채화 매체를 사용한 작가들의 다양한 표현 방식을 살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추상적 형태이다. 우리 화단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던 단색화 경향의 작품군은 수채화의 영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정재임 학예연구사는 "34인의 수채화 작품 100여 점이 전시됐다. 스며들기나 번지기, 투명성, 즉각성과 같은 특성에 주목하고자 한다. 전시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뿐만 아니라 전시장 도입부에는 전체 공간을 아우르는 윤종숙 작가의 현장 제작 벽화가 설치됐다"고 소개했다.
정 연구사는 "전시 도입부에 우리의 시급한 현안인 환경과 재생의 미술관의 역할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자 한다. 윤종숙 작가의 '아산'은 밑그림 없이 현장에서 순간의 생각을 그대로 그려냈다"라며 "이 작품은 전시장 전반에 설치돼 압도적인 풍경을 전달한다. 또한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현안이기도 한 환경과 재생에 관한 미술관의 역할을 다시 새기기 위해 이번 전시와 함께 나란히 놓이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수채화 소장품만 모아 단독 장르로 구성해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지금까지 국립현대미술관이 수많은 전시를 선보였지만, 이번 단독 장르로 구성해 전시를 한 것은 최초이기도 하다.
정 연구사는 "전시를 기획하기 시작했을 때 미술관에서 단독으로 열리지 않았던 수채화 전시를 보여드리고 싶었고, 수채화 작품이 이렇게 많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수채화 장르에서 대표적인 이인성 작가도 한 번도 전시회를 연 적이 없는 작품도 있다. 대표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수채화라는 이유로 한 번도 전시를 못한 게 아닐까 싶었다"라며 "미술관에서 소장품으로 가지고 있으면서 한 번도 바깥으로 내보내지 않으면 생명력을 보여줄 수가 없는데 이번 전시로 재발견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류지연 운영부장은 "1990년대 이후에는 작가들이 재료에 대한 설명을 할 때 수채를 '혼합매체', '복합재료'로 구분을 해서 쓰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경우는 수급을 할 때 작가가 아카이브를 통해 작품 '수채'라고 설명을 한 경우만 모아서 이번 전시를 통해 소개해드리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정재임 학예연구사는 "윤종숙 작가의 작품을 제외하고 모두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작품이다.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수채화를 보여준다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빠진 작품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 놓친 작가는 없는지, 수채화라는 장르를 어떻게 보완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숙제를 여전히 안고 있다. 전시나 연구를 통해 보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품이 미술관에 반입될 때 어떻게 기록되어 있는지에 따라 분류를 진행했다. 처음부터 수채화인지, 전통안료를 사용한 채색화인지를 구분할 때 미술관의 기록에 따르려고 했다. 동양화의 전통이 이어지거나 서양화를 받아들이더라도 전통적으로 재해석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 잘 드러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 부분을 강조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와 연계해 2층의 '보이는 수장고'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수채 소장품 중 최근 작품으로 수채를 사용해 작업하는 대표 현대 미술가 전현선의 '나란히 걷는 낮과 밤'이 전시된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의 소장품 기획전 '수채: 물을 그리다'는 오는 21일부터 9월 7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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