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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특혜논란'에 다시 고개드는 토지공개념 3법...'재산권 침해' 논란 여전

기사등록 : 2021-10-10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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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낙연 대선 후보 이어 조국 전 장관도 토지공개념 재강조
토지공개념 적용시 개발이익 50% 이상 환수, 대장동식 사업 불가능
땅 취득 및 용도변경 개발이익도 제한...재산권 침해라는 비판 여전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경기도 성남 '대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여당을 중심으로 토지공개념 3법 도입의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부동산 개발이익이 일부 투자자에 돌아가는 구조를 차단하자는 취지다.

토지공개념 3법이 시행되면 강력한 개발이익환수제가 적용돼 대장동 택지개발 사업에서 나타난 것처럼 시행사가 막대한 이익을 손에 쥐는 사례를 방지할 수 있다. 다만 토지공개념이 전반적으로 개인의 부동산 취득도 제한하고 있어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택지개발에 민간 배제하고 공공주도가 원칙...개발이익도 50% 이상 회수

10일 정치권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여당 인사들이 토지공개념 3법 도입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중요한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대장동 특혜논란'으로 여당측이 토지공개념 3법 시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6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대장동 개발 논란을 두고 "이번 기회에 토지 공개념 3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장동 개발에서 개발업자가 취득한 엄청난 이익에 대해 국민의힘 등 보수 야당과 조중동 등 보수언론도 맹비판하고 나섰다"며 "과거에는 일관되게 개발업자의 이익을 옹호하더니 말이다"라고 글을 남겼다.

이어 그는 국힘도 보수언론도 토지공개념 3법을 반대할 명분이 사라졌다며 여당 대권후보와 국회의원 180명이 결단해 바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지공개념 3법은 토지의 사적 소유를 인정하되 공익을 위해 토지의 소유·이용을 일부 제한하는 것이다. 택지 소유에 부담금 부과(택지소유상한법)와 개발이익 환수 강화(개발이익환수법 개정안), 유휴토지에 가산세 부과(종합부동산세 개정안) 등이 주요 골자다.

개발이익환수법이 시행되면 대장동 개발로 민간 개발자가 8000억원대 수익을 챙기는 구조는 나오기 어렵다. 개발이익환수제는 지난 1989년 제정된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로 1990년 1월 도입됐다. 시행 초기에는 부담률이 개발이익의 50%로 정했으나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8년 9월부터 1999년 12월에는 한시적으로 면제했다. 2000년 1월부터 1년간 부담률을 25%로 조정했다. 이후에도 면제, 부활을 반복하다 현재는 계획입지와 개별입지에 각각 20%, 25% 부담률을 적용하고 있다. 개발이익 환수금의 50%는 토지가 속하는 지방자치단체에 돌아가고 나머지는 광역ㆍ지역발전특별회계에 귀속된다.

여당측이 검토하는 개발이익환수 비율은 50% 수준이다. 공공토지는 원칙적으로 민간의 개발 참여를 금지하고 공공이 직접 개발하도록 '대장동식 사업'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성남시 대장동 사업에서 민간 시행사 화천대유가 택지조성단계부터 상당부분을 담당했던 개발 방식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민간 사업자가 분양필지는 수의계약하는 방식도 도시개발법 시행령 개정으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더 강력한 토지공개념을 시사하고 있다. 개발이익국민환수제를 도입해 토지개발로 생긴 수익 100%를 공공이 환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땅 용도가 변경돼 발생하는 금전적 이익은 불로소득이며 그 토지 소유자나 사업주가 가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환수한 수익금은 임대주택 등 국민 주거복지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선후보도 민간토지를 법과 제도의 안에서 민간이 자유롭게 사용하되 개발이익은 50% 회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내년 대선에서 여당이 승리할 시 토지공개념 제도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 과도한 규제에 위헌 논란 여전...업계 "재산권 침해 요소" 다분 

여당측 공세에도 불구하고 토지공개념에 대한 시장의 거부감도 상당하다. 토지의 공공재(公共財) 가능을 한층 강화한 이 제도가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할 여지가 커서다.

토지공개념이 부활하면 민간 시행사뿐 아니라 토지를 소유한 개인도 세금 등의 규제를 받는다. 세부적인 세금 기준은 추가적인 논의를 거쳐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과거 추진됐던 토지공개념을 비춰보면 택지소유상한제는 서울 및 광역시 등에서 가구당 1322㎡(옛 400평) 초과하는 택지를 매입할 때 해당 시장·구청장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제뿐 아니라 초과 보유분에 부담금을 부과한다.

토지초과이득세법은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토지가격 상승분의 50%를 세금을 매긴다. 도심 정비사업에서 용도가 변경돼 땅 가치가 높아지면 여기에도 일부 환수 조치가 들어간다.

이런 제도에 대해 사회주의적 발상이란 비판이 많다. 현재도 취득세·재산세·양도소득세 등으로 차익의 상당부분을 세금으로 회수하는 상황에서 땅 취득을 제한하고 추가적인 세금 부과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치권에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의 구체적으로 내용을 봐야겠지만 재산권 침해 요소가 상당해 사회주의 정책이란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집값을 잡겠다는 목적 달성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땅 소유권을 제한하고 개발이익을 과도하게 환수하는 것은 부동산시장에 부작용만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겠지만 토지공개념이 포퓰리즘 정책에 그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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