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애플리케이션 주도권에서 미묘한 갈등이 감지되고 있다.
앱 개발 공모전을 공동 개최하는 등 콘텐츠 확보에 있어 여전히 확고한 협력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지만 최근 일부 핵심 앱과 관련된 전략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대표적인 앱이 내비게이션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내비게이션 1위 업체인 팅크웨어의 ‘아이나비’ 앱이 갤럭시탭에 기본 탑재될 것으로 확정되면서 SKT측이 삼성전자측에 서운한 감정을 표현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갤럭시탭은 생활밀착형 앱 30여개를 기본 탑재한다. 대부분 앱의 경우 중복된 기능이 배제된 상황이지만 내비게이션만큼은 SKT의 T맵과 팅크웨어의 아이나비3D맵 모두 기본 탑재된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T맵이 교통정보 등 실시간 상황 전달에 강점이 있고, 아이나비는 3D에 강점이 있어 중복된 기능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아이나비와 T맵은 각각 차량용 내비게이션과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어 두가지 서비스 모두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이라는 게 삼성전자측의 설명이다.
T맵은 SKT가 지난 2002년 ‘네이트 드라이브’라는 이름으로 선보인 모바일 기기용 내비게이션이다. 특히 날씨와 요일, 시간대별로 축적된 교통정보 데이터베이스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갤럭시S에 기본 탑재되면서 스마트폰에서도 저력이 발휘되고 있다.
이러한 T맵은 SKT로서도 핵심 전략 사업 가운데 하나다. 전날 열린 한 행사에서 정만원 SK텔레콤 대표는 “음성과 데이터 트래픽만으로는 텔레콤 기업의 성장성에 제한이 있다”며 “플랫폼 사업이야말로 통신사업자들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서비스 플랫폼 육성을 위해 3년간 총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위치기반서비스인 T맵은 SK텔레콤의 7대 육성 서비스플랫폼 가운데 하나인 만큼 전략적으로 키워야 할 서비스인 것이다.
내비게이션 1위 업체인 팅크웨어는 시장을 잠식해오는 SKT가 껄끄러운 존재다. 팅크웨어는 SKT에 법적 대응까지 고려하고 있는 입장이다. 지난 2004년 10월 출원한 `주변 교통정보 제공`, 지난 2008년 3월 출원한 `차선정보 제공` 등 두 건의 특허 침해 소송을 검토중이다.
팅크웨어가 이처럼 대기업을 대상으로 특허 침해 소송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은 SKT의 T맵과 함께 KT 역시 쇼내비라는 무료 내비게이션 앱 등을 선보이면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등 새로운 시장 부각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기존 내비게이션 전용 시장이 잠식당할 우려에도 불구하고 앱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팅크웨어는 아이나비를 갤럭시탭에 기본 탑재한 데 이어 갤럭시S 등 다른 갤럭시 시리즈에도 기본 탑재하는 방안을 삼성전자측과 논의중이다.
SKT입장에서는 핵심전략을 공유하는 만큼 누구보다 협력체제가 강한 삼성전자측이 자사와 껄끄러운 관계인 팅크웨어와 우호적인 전략을 펼치는 데 대해 다소 불편한 시각을 내비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더군다나 향후 SKT가 아이패드를 출시하고, 삼성전자가 KT와 LG유플러스 등 다른 통신사를 통해서도 갤럭시 시리즈 판매에 나설 경우 삼성전자와 SKT는 제조사와 통신사라는 기본적인 입장에서 앱 주도권 갈등이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