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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스티브 잡스가 갑작스러운 병가 계획을 발표하면서 애플(AAPL) 주가 향방에 초미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월가 애널리스트는 18일(현지시간) 일제히 강세 전망을 고수했다. 일부 투자가는 잡스의 병가를 빌미로 한 주가 하락이 매수 기회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9년 잡스의 복귀 이후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포함한 히트 상품을 연이어 내놓으며 저력을 과시했고, 주가 역시 100% 이상 뛰는 기염을 토했다. 잡스의 세 번째 병가 발표에 단기적으로 주가가 약세 반응을 보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더구나 이번 잡스의 메모에는 2009년과 달리 구체적인 복귀 일정을 명시하지 않은 채 ‘최대한 빨리 복귀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만 언급한 데 대해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잡스의 건강에 상당한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과 함께 이번 병가를 계기로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는 상황까지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다각도로 경우의 수를 타진하는 가운데 시장 애널리스트는 애플에 대해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했다. 글리처앤코는 애플 주가가 단기적인 약세를 보이더라도 300달러 선이 무너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잡스의 역할을 대체할 팀 쿡 COO의 역량이 뛰어난 데다 2011년 이익 증가 추세가 잡스의 부재로 인해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도이치뱅크는 애플의 목표주가 410달러와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하고, 팀 쿡 COO가 검증된 경영진인데다 향후 12개월 주요 제품 로드맵이 갖춰진 만큼 잡스의 병가로 실적 전망이 수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단기적인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인 펀더멘털에 흠집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세 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잡스를 제외한 나머지 경영진의 실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투자자들은 이미 팀 쿡 COO를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 애플이 510억달러에 이르는 현금성 자산을 동원해 주가 방어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며, 잡스의 부재가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골드만삭스는 애플에 ‘확신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430달러를 유지했다.
파이퍼 제프리 역시 애플에 ‘비중확대’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438달러를 유지하고, 잡스의 사퇴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고 판단했다. 뿐만 아니라 아이폰이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고, 전세계 CDMA 네트워크 시장 진입을 시도하는 등 긍정적인 모멘텀이 지속되는 만큼 2011년 펀더멘털 측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니드햄 앤 컴퍼니는 애플에 ‘매수’ 투자의견 및 목표주가 375달러를 유지하고, 잡스의 부재는 미래 혁신에 대해 옵션 가치를 상실한 격이라고 설명했다. 2001년 아이팟을 필두로 아이패드에 이르기까지 혁신적인 IT 제품을 개발하는 데 잡스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만큼 그의 부재는 IT 산업과 시장을 선도했던 애플의 역할을 약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제프리스는 잡스의 부재가 시장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향후 2년간 제품 및 마케팅 전략에 대한 밑그림이 구체적으로 마련된 만큼 애플의 펀더멘털에 발생하는 타격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애플의 주요 주주는 피델리티와 뱅가드, 스테이트 스트리트 등으로, 이들 기관 투자가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애플은 개장 전 전자거래에서 5% 이상 급락했으나 장중 낙폭을 2.13%로 크게 줄이며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