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론스타도 지분 10% 이상 팔지 못해, 계약 연장 유력"
[뉴스핌=한기진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13일 이사회를 열고 금융당국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수시적격성 심사를 유보키로 한 데 대해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오는 24일 효력이 만료되는 론스타와의 외환은행 지분매매약정을 연장할 것인지, ‘사퇴설’이 나온 김승유(사진) 하나금융 회장이 거취를 표명할 지가 관심사다.
하나금융은 지난 12일 금융당국이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외환은행 인수(자회사 편입) 승인을 모두 보류했다는 방침을 접하기 전까지는 지분매매약정서 효력을 연장하는데 무게를 뒀다.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약정서는 론스타와 협의하면 얼마든지 효력연장이 가능한 것이고, 론스타로서도 다른 매수자를 찾기 쉽지 않아 하나금융과 딜(deal)을 깨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매각 지연에 따른 보상금 지급 문제로 론스타와 법정다툼을 벌이는 시나리오는 생각하지 않았다. 귀책사유가 금융당국에 있다고 해도 책임 소재를 따지지 않으려 했다. 결국에는 금융당국이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해줄 것인데 론스타와 관계를 훼손시킬 필요가 없어서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인수승인을 하지 않을 수도…”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신제윤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전날 "(론스타)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외부 법률전문가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데다 사법적 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현시점에서 최종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하나금융 자회사 편입승인 여부 결정도 사법절차 진행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벌집을 쑤신 듯 어수선하다. 이날 이사회를 긴급하게 열기로 한 것도 대책이 신속하게 나와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 계약 파기하면 신뢰도 타격...3~4개월 연장?
론스타와 지분매매계약을 연장할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계약 연장에 회의적인 이유는 회사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고 이에 따른 금융비용을 지급하는 상황에서 재무적 부담만 늘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철석같이 외환은행 인수를 약속했는데 결국 깨진다면 책임소재를 떠나 대외적인 경영 신뢰에 타격을 입는다.
하나금융의 다른 고위관계자는 “그동안 외환은행 노조의 인수 반대 등으로 인한 고객이탈과 비용 등을 감안하면 이미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하나금융은 인수 실패시 4조원 가까운 손실을 직간접적으로 입을 것이라는 분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몇 개월 더 계약을 연장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나금융 경영진들이 외환은행 인수에 같은 목소리를 내며 단결하고 있고, 고등법원의 론스타와 유희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에 대한 판결이 3~4개월이면 나올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인수가 미뤄지는 이유는 수시 적격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론스타 때문"이라며 "적격성에 문제가 없다는 법원의 최종 판단이 없는 한 누구도 10% 이상 지분을 인수할 수 없어 론스타가 다른 매각 대상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계약 연장을 예상했다.
◆ 김승유 회장 "책임지겠다" 발언 의미는?
전날 “책임지겠다”는 김승유 회장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김 회장이 거취 표명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사퇴가 아니라 CEO(최고경영자)로서 대응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큰 혼란에 빠진 기업을 내버리고 수장이 자리를 버리면 더 큰 화를 부른다는 점에서 그가 사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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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