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영국 기자] 1일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LCD부문을 총괄하는 DS사업총괄 사장으로 임명된 권오현 사장이 '인사 사실을 오늘 들었다'는 본인의 언급과는 달리 상당히 미리 전부터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권 사장이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직에 대해 사의를 표한 시점이 삼성전자 임원인사 시점보다 훨씬 이전이기 때문이다.
권오현 사장은 1일 삼성전과 DS사업총괄 사장 임명과 함께 같은 날 열린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임시총회에서 협회장직을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에게 넘겨줬다.
임기를 1년 반 가량 앞둔 상황에서의 중도 퇴임이지만, 한국반도체산업협회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별도로 존재하는 상황에서 반도체와 LCD 사업을 총괄하는 인사가 반도체협회의 수장을 맡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점에서 교체 시기는 적절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문제는, 권 사장이 삼성전자의 임원인사 사실을 인지한 시점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임시총회 개최 공문을 지난 5월 30일 각 회원사들에게 발송했다. 이번 임시총회의 가장 큰 안건이 협회장 선임안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5월말 이전에 사의를 결심했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권 사장의 협회장 퇴임 이유가 삼성전자 DS사업총괄 사장직과의 겸임에 따른 부담이었다면 그는 최소 삼성전자의 임원인사가 발표되기 한 달 전부터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권 사장이 지난해 초부터 회장으로서의 임기는 3년이 적당한 시간이라고 말해왔던 점과 연관 지으면 그의 예지능력(?)은 돗자리를 깔아도 될 수준이다.
지난 2008년 6월 권오현 사장은 황창규 전 협회장의 뒤를 이어 반도체협회장에 취임한 그는 올 6월로 정확히 3년째가 된다.
업계 관계자는 "권 사장이 오래 전부터 현 상황을 예견했으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지만, 반도체협회장 퇴임 시점과 삼성전자 DS사업총괄 사장 임명 시점이 묘하게 겹치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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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박영국 기자 (24py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