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홍군 기자]검찰수사 및 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계열분리 무산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투자로 승부수를 걸고 있다. 대내외의 온갖 악재에도 불구하고, 합성고무 등 주력인 석유화학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종 투자를 앞장서 이끌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과 계열사들의 올해 신규투자 건수는 6건, 투자규모는 확정된 것만 3천8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확정된 투자까지 포함하면 총 투자규모는 4000억원을 훌쩍 뛰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별로는 금호석유화학이 1200억원을 투자해 2012년 말까지 합성고무인 솔루션 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SSBR)와 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SBR) 생산능력을 각각 6만t, 8만t 증설한다.
이 같은 증설이 완료되면 금호석유화학의 합성고무 생산능력은 현재 102만3000t에서 116만3000t으로 늘어나 세계 1위 자리를 더욱 확고히 하게 된다.
또한 금호석유화학은 필리핀 JGSPC사와 합작으로 합성고무 공장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계열사로는 금호피앤비화학이 1300억원을 투자해 비스페놀에이(BPA) 생산능력을 2012년 말까지 30만t에서 45만t으로 15만t 증설할 예정이며, 금호폴리캠은 고기능성 합성고무(EPDM) 생산능력을 9만t에서 15만t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금호미쓰이화학이 350억원을 들여 폴리우레탄 주원료인 MDI 생산능력을 2012년까지 15만t에서 20만t으로 증설하기 위한 투자를 결정했다.
금호석유화학이 이처럼 지속적인 투자에 주저하지 않는 데는 오너로서 박찬구 회장의 발 빠른 판단이 결정적이었다.
지난 2009년 6월 박삼구 금호아시나회장과의 형제간 갈등에서 비롯된 퇴진 이후 지난해 3월 경영에 복귀한 박 회장은 지난해까지 흐트러진 조직정비를 마친 뒤 올 초 2020년까지 매출 20조원, 세계 1등상품 20개를 창출해 글로벌 리딩 화학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최근 잇따른 투자결정은 이 같은 비전달성을 위한 박 회장의 승부사적 결단이 작용한 것으로, 모두 올해 이뤄졌다.
검찰의 비자금 및 미공개정보 이용 주식거래 수사, 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계열분리 무산 등 악재 속에서도 글로벌 리딩 화학기업 도약이라는 비전 달성을 위한 투자 만큼은 속도를 더하고 있다는 평가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박찬구 회장이 지난해 3월 경영에 복귀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강화를 위한 빠른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계열분리 등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과제도 있지만, 박 회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리딩 화학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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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