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시중은행장들을 초정, '7월 금융협의회'를 개최했다. <사진=김학선 기자> |
[뉴스핌=안보람 기자] 시중은행장들이 정부의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저소득가계의 은행대출 이용기회가 제약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민금융확충 등의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오전 7시 30분부터 9시까지 한국은행 소회의실에서 9개 은행 대표들과 '금융협의회'를 개최했다.
김중수 총재는 이 자리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누적되어온 가계부채 문제를 단기간 내에 해결하기는 어렵다"며 "정책당국과 민간부문이 협조하면서 꾸준하고 의연하게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금번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의 영향으로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그 과정에서 저소득가계의 은행대출 이용기회가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며 "서민금융 확충 등의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고정금리부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우리나라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변동금리부 대출의 금리가 상당폭 낮은 데다 대출의 중도상환 및 재차입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또 고정금리부 대출로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은행이 그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MBS 및 Covered Bond 등 장기채권 발행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전세값 상승세 확대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최근 수도권은 보합세, 지방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면 전세가격 상승세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참석자들은 아울러 유로지역의 국가채무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이 아닌 만큼 계속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물론, 유로지역 정상들의 국가채무위기 해결방안에 대한 포괄적 합의가 이루어짐에 따라 위기의 확산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판단이다.
한편, 김중수 총재는 국내 외화표시채권에 대한 투자제한 조치의 도입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은행장들은 이 조치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은행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김 총재는 최근 바젤위원회(BCBS)가 바젤Ⅲ에 의한 유동성 규제시 우리나라의 산업금융채권 및 중소기업금융채권을 고유동성자산으로 인정하기로 했음을 전하고, 이는 정책당국이 관련 국제회의에서 국내은행의 건의사항이 반영되도록 노력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금융협의회 및 은행 리스크관리 담당 임원회의에서 은행들은 산금채 및 중금채가 고유동성자산에서 제외될 경우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자산운용이 제약된다는 점을 들어 해당 채권의 고유동성자산 편입을 요청한 바 있다.
김 총재는 아울러 글로벌 금융규제 논의에 대한 은행장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이날 금융협의회에는 민병덕 국민은행장, 이순우 우리은행장, 조준희 중소기업은행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리처드 힐 SC제일은행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김태영 농협 신용대표이사, 이주형 수협은행장이 참석했다.
한은에서는 김중수 총재와 장병화 이사가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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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안보람 기자 (ggargg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