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은 기대치 이하의 전기요금 인상과 7월 예정이던 원가 연동제 도입 지연에 17거래일째 순매도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한전 주가는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또 한전내 내부 비리가 적발되고 새로운 사장(대표이사) 선임이 늦어지는 등 악재가 겹치고 있다.
한전은 지난 10일 전일대비 250원(1.18%) 하락한 2만1000원으로 마감했다. 현 주가는 2008년말 서브프라임 사태로 하락했던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급락 원인으로 외국인들의 실망매물을 꼽는다.
한국전력에 정통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한국전력이 지난달 26일 전기요금의 인상을 결정했지만 시장 기대치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며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투자한 요인으로 현실적인 요금 인상이었는데 실망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전기요금 인상 이야기는 7월 중순부터 시장에 돌기 시작했다"며 "7월 예정됐던 전기요금 원가 연동제도 청와대 및 정부 부처 간 협의 과정에서 (물가안정을 전제조건으로)무기한 보류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매도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전기요금은 공공재 성격을 가져 한국전력이 수익성을 추구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악재가 해소되는 국면으로 가야 주가도 회복세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전력의 악재는 내부 임직원에서도 발생했다. 한전 직원 90여명이 지난 10일 비리혐의로 적발되고 이들 중에서 김모(48)씨 등 4명이 검찰에 구속됐다.
한전의 공사감독관인 이들은 자격이 없는 시공업체에게 입찰가의 70% 이하 수준으로 전기공사를 하도급 하는 관행을 묵인해주는 대가로 약 15억원 가량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한 피의자는 알고 지내던 유흥주점 사장의 돈을 시공사에 빌려준 뒤 연 60%의 선이자를 받도록 했다. 그가 대가로 해당 주점에서 상습적으로 접대를 받은 혐의도 드러났다.
한전은 거듭된 악재 속에서 대표이사 선임도 난항을 겪고 있다. 대표이사 선임건은 지난달 21일 이사회를 열고 이달 24일에는 사장 선임을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사장 후보자 결정이 늦어지면서 대표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김쌍수 현 한국전력 사장의 임기는 오는 26일 까지다. 신임 사장 후보자 선정이 늦어지면서 한전 경영에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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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