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고종민 기자] 미국과 유럽 경제의 침체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지난 2일부터 폭락을 거듭하면서 자기회사 주식(이하 자사주) 취득으로 주가방어를 하는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자사주를 매입한 대부분의 기업은 우량한 재무구조와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10일 까지 자사주 매입 신고를 한 기업(유가증권시장·거래소시장 포함)은 NHN·광동제약·아바코·휴맥스·참엔지니어링·SDN·넥스턴·리켐·삼영엠텍·서호전기·인화정공·SIMPAC METALLOY·골프존·디이엔티·코아크로스·팅크웨어·하나마이크론 등 총 22개 기업에 달한다.
지난해는 총 277개 기업에서 자사주 매입 신고를 했으며 한달 평균이 23건인 점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자사주 매입 신고가 집중된 것이다.
이 기업들은 △임직원 상여금 지급 △주가안정 △경영권 안정화 등을 목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많이 떨어진 기업일수록 주가가 크게 상승해왔다”며 “급락장에서는 자사주 매입 효과가 커 신고 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 부양 효과는 중·대형주보다 소형주에서, 목표매입비율이 낮은 경우보다 높은 경우에 크게 나타났다”며 “△우수한 이자지급능력과 수익성 △낮은 부채비율 △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은 소규모 기업 등도 효과가 극대화되는 요소들이다”고 덧붙였다.
증시 급락 기간 동안 집계된 22개 기업 중 20개 기업은 52주 신고가 대비 최소 30%∼80%대의 하락률(10일 종가 기준)을 기록했다. NHN과 광동제약 두 곳만이 각각 16.55%. 22.12% 내외의 하락률을 보이면서 양호한 주가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22개 기업은 양호한 재무구조(낮은 부채비율)를 유지했다. 대부분이 부채비율 100% 이하였다. 하나마이크론(189.57%, 1분기말 기준)·SDN(198.84%)이 가장 높은 수준에 속했다.
자사주 매입 신고 기업들의 실적은 증가하거나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했다. 팅크웨어와 디이엔티만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팅크웨어의 지난 1분기 실적(영업익 22억원)은 전분기(46억원) 및 전년 동기(48억원) 대비 둔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디이엔티의 경우, 올 1분기 들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또 조사 대상 기업들은 넥스턴·서호전기·인화정공·코아크로스·팅크웨어·광동제약·프리엠스 7곳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증권사의 보고서 분석대상(커버리지)이다. 스몰캡(중소형) 기업들은 보통 우량한 기업에 한해 증권사에서 보고서를 작성한다.
배석준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자기 회사 주식에 자신이 있어야 자사주 매입을 한다”며 “펀더멘탈이 좋은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방어에 성공한 케이스로 꼽힌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리켐의 경우에는 상장 전부터 자사주 매입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며 “최근 외부 요인으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싼 가격에 자사주를 매입하는 기회가 왔고, 빠른 주가 회복도 기대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