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순환 기자] 구글이 전격적으로 모토로라의 인수를 발표하면서 세계 휴대폰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애플과의 특허전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구글의 방패막을 기대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번 인수가 OS 공급업체와 제조사의 만남으로 기존 안드로이드 제조사에게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구글의 지원을 받는 모토로라가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고 앞으로 안드로이드 이외의 다양한 플랫폼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 이순학 연구원은 16일 "신규 서비스나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담은 GED(Google Experience Device) 단말 개발 기회가 모토로라에게 우선적으로 부여될 가능성이 크다"며 "경쟁사들은 초기 개발 단계에서 구글의 기술 지원에 의한 노하우 습득에 있어 한발 뒤쳐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구글이 39 개에 달하는 제조사들을 모두 등지고 모토로라에 의존할 수는 없을 뿐더러 안드로이드 시장에 우군을 최대한 많이 끌어들이려는 구글의 전략상 기존 안드로이드 제조사에 대한 배려도 이전과 같이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대투증권 전성훈 연구원도 "장기적으로 구글의 애플화 우려가 있다"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업체에게는 중장기적인 불확실성이 제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스마트기기 확산에 따라 구글이 애플 비즈니스 모델을 추종할 가능성 등이 존재한다며 향후 모토로라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기술력 확대 여부에 따라 구글은 다양한 사업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국내 제조사들 중에는 이미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삼성전자보다는 후발 주자인 LG전자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순학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시장 내 우월한 지위가 이미 확인되고 있으므로 구글 입장에서 장기적인 파트너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LG 전자는 최근 모토로라와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한발 앞서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번 인수 건으로 인해 안드로이드 Top 3(모토로라, 삼성전자, HTC) 내에 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성훈 연구원은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향후 다양한 플랫폼에 대한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며 "자체 플랫폼 확보 등의 비용 발생 등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편, 업계관계자들은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애플과의 특허 전쟁에서 방패막 역할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해서 단말기를 만들면 단말기 제조업체로서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며 "다만, 최근 애플과의 특허 전쟁이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이번 인수로 구글이 애플과의 특허전에 개입할 여지가 있는 부분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과거 애플과 관계에서도 그렇듯이 경쟁사 겸 고객사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만큼 구글과의 관계도 긍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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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장순환 기자 (circlejang@newspi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