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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지배구조 개편] 삼성, 15년만의 변화 의미

기사등록 : 2011-09-1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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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문형민 기자] 삼성카드의 삼성에버랜드 지분 매각을 계기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논의가 급부상하고 있다. 순환출자 구조를 수직으로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지주회사 설립, 나아가 이건희 회장 자녀들에 계열분리 작업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지난 15년간의 순환출자구조의 수직구조로 전환추진은 삼성그룹 지배력 형태에 있어 깊은 변화를 의미한다.   3세 경영의 후계구도 확립을 위한 실체적인 첫 단추일 수도 있다.   14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최근 보유하고 있는 삼성에버랜드 지분 25.6% 중 5% 이상 초과분을 매각하기 위해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입찰제안 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삼성카드가 에버랜드 지분을 매각하는 이유는 법 때문이다. 금융산업의 구조 개선에 따른 법률(금산법)은 '금융회사는 비금융회사 지분을 5% 이상 소유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이에 25.6% 가운데 5% 미만을 제외한 지분을 팔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은 "RFP를 발송했다는 것은 매각 절차를 진행한다는 것"이라며 "법(금산법)을 따르는 게 옳은 길"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다만 현재까지는 정확한 매각 시기와 방법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매각이 이뤄질 경우) 순환출자구조가 수직으로 바뀐다"고 덧붙였다.

삼성그룹은 앞서 지난 2008년 4월 10가지 쇄신방안을 내놓으며 "그룹 순환출자 구조를 4~5년 내에 해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삼성그룹은 현재 '삼성에버랜드 →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카드→ 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다. 삼성카드가 삼성에버랜드 지분 25.6%를 갖고있고, 에버랜드는 삼성생명 19.3%,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7.3%, 삼성전자는 삼성카드 35.3%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 매각으로 삼성은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고, 삼성에버랜드 →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카드의 수직구조로 바뀌게 된다.

◆ 수직구조로 전환을 넘어서는 변화

그렇지만 재계와 증권가에서는 삼성의 지배구조 변화가 여기서 그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지주회사 설립 그리고 이건희 회장의 자녀들을 중심으로한 계열분리가 임박했다고 해석하고 있다.

우선 삼성그룹이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할 가능성이다. 순환출자 구조가 끊어지면 대주주 일가의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어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안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자금이다.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계열사 지분(상장사 기준) 20% 이상을 확보해야하므로 수십조원의 자금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지난 2008년에도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해보겠다고 했지만 자금 문제로 인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증권가를 중심으로 에버랜드가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나오고있다. 에버랜드를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분리한 다음 지주회사 밑에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을 자회사로 두고, 삼성생명을 금융계열사를 총괄하는 중간금융지주사로 만드는 구조다.

이외에 삼성생명을 보험지주회사로 만들 것이란 예상도 있다. 보험지주회사가 비금융 계열사를 자회사로 둘 수 있도록 금융지주회사법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또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을 인적 분할한 뒤 두 회사를 합병해 비금융계열 중간 지주회사를 만드는 방법 등도 나온다.

◆ 3세 경영 위한 계열분리 시작?

이건희 회장의 세 자녀인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씨가 작년말 인사에서 삼성전자 사장, 호텔신라·에버랜드 사장, 제일모직·제일기획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하면서 본격적인 3세 경영시대를 예고했다. 이번 지분매각이 계열 분리를 위한 지분정리 작업 본격화와 관련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의 계열분리는 이재용 사장이 전자와 금융, 이부진 사장이 호텔·레저·건설, 이서현 부사장이 패션·정보전자소재로 나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도 자녀들에게 전자, 유통, 제지 등으로 계열분리를 통해 상속해 지금의 신세계, CJ, 한솔 등 범 삼성가를 형성했다.

삼성그룹이 계열분리하기 위해서는 먼저 3세들 간의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이부진 사장이 에버랜드를 포함한 레저계열사를 이끌기 위해서는 이재용 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에버랜드 지분(25.1%)을 인수해야한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사장의 갖고있는 에버랜드 지분과 이부진 사장이 보유한 삼성SDS 지분(4.18%)를 맞교환하는 시나리오을 제시한다. 이렇게 되면 이부진 사장이 에버랜드 최대주주에 오르게된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20.76%), 삼성에버랜드(3.72%), 삼성전자(3.38%), 삼성물산(1.37%) 등 그룹 주요 계열사의 지분정리 향방도 계열분리의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은정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원은 "삼성 계열사간 지분 정리는 공정거래법, 금융지주회사법, 금산법 등 관련법률의 제·개정 속도에 맞추어 진행될 것으로 보여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결국 삼성에버랜드를 중심으로 지주회사를 만들고 지주회사를 분할함으로써 계열분리를 하는 방안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정거래법상의 지주회사가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삼성그룹은 쉽게 지주회사로 개편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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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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