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동반성장위원회가 1차로 중소기업 적합업종 16개 품목을 27일 발표했다.
한달 넘게 미뤄져온 중기 적합업종이 발표되면서 대기업을 비롯한 중소기업의 업종 조정이 마침내 시작된 것이다.
다만, 이번 16개 품목의 업종 조정이 실시됐다고 해도 적잖은 갈등의 불씨를 남게 됐다.
이날 동반성장위원회에 따르면 골판지상자와 플라스틱금형 등 4개 품목은 진입자제, 고추장, 간장, 막걸리, 재생타이어 등 11개 품목은 확장 자제, 세탁비누 1개 품목은 사업이양을 권고키로 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과 대상은 고추장, 된장, 간장 사업을 축소하기로 했고 아워홈은 순대, 청국장의 사업을 축소키로 했다. 금호타이어와 한국타이어도 재생타이어 사업을 축소한다.
다만 이번 동반성장위의 발표가 ‘수박 겉핥기’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동반성장위에서 가장 강도 높은 ‘사업이양’ 권고가 내려진 것은 세탁비누 업종 하나 뿐 이다. 그나마도 대기업 중에 유일하게 LG생활건강만 해당 사업을 진행해왔고 전체 시장 점유율도 5% 선에 그쳐 별 미련 없이 포기할 수 있었던 업종이라는 평가다.
게다가 사업축소 권고에 CJ제일제당와 대상은 정부기관에 공급하는 정부 조달시장 진출을 검토하지 않기로 하고 B2B 시장에 진출하지 않기로 하는 등의 ‘축소’를 단행키로 했다. 하지만 CJ제일제당과 대상은 기존에도 정보조달시장에 진출하지 않았던 만큼 사실상 유명무실한 ‘축소’가 됐다
아워홈과 샘표는 각각 순대·청국장, 간장 사업을 축소해해야 할 상황이지만 구체적 축소 계획도 전달받지 못해 별 다른 축소 계획을 세우지 않은 상태다.
그 외에 금호타이어, 한국타이어도 재생타이어 연간 생산량 4만 5000개 중에 불과 2000개의 생산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반성장위의 중기적합업종 선정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기업으로서도 무리 없이 받아드릴 수 있고 중소기업도 사업에 크게 호전되지 않는 어중간한 권고가 내려졌다는 지적이다.
이런 배경에는 동반성장위의 무리한 실적 내기가 있다는 주장도 관측된다.
관련 기업 관계자는 “동반성장위가 출범 1주년을 이틀 앞두고 무리하게 중기 적합품목에 대해 발표했다”며 “현재 대기업과 중소기업협회의 합의를 이룬 것은 극소수의 조항 뿐 아직 요구조건이 많아 합의가 앞으로도 이뤄져야 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1차 중기 적합 업종 선정이 애매한 조치를 담으면서 남은 200여개 중기적합 업종 선정 과정에서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첨예하게 갈등을 빚고 있는 유리용기, 시멘트, 두부, 데스크탑 PC 등의 업종도 사실상 ‘사업 이양’ 권고는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도 핵심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연합회와 대기업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만큼 지금 시점에 동반성장위가 발표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이로 인해 앞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적합 품목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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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