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의 실적이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저가수주로 악화되고 있다. 사진은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전경. |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 2010년 1월 서울 소동공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진해운 60년사 발간 행사에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조선경기가 극도로 침체된 상황에서 독보적인 수주실적을 올리고 있던 대우조선해양을 향한 저가수주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37억 달러 규모의 선박을 수주하며 세계 1위에 올랐으며, 2010년 들어서도 해양플랜트를 시작으로 유조선과 벌크선 등을 무더기로 수주했었다.
하지만, 남 사장이 강하게 부인했던 대우조선해양의 저가수주설은 2년여가 지나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2일 공시를 통해 올 3분기 영업이익은 19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및 전분기 대비 각각 56.3%, 43.2%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5% 감소한 2조8389억원에 그쳤다.
대우조선해양의 실적이 악화된 것은 2008년 하반기 금융위기 이후 수주했던 선박들이 본격적으로 건조에 들어가며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2009년 신조선가 지수는 137.7이다. 이는 전년에 비해 22% 하락한 것이며, 다음해인 2010년에 비해서도 3~4% 낮다.
선박 제조원가의 10~15% 차지하는 철강재값이 급등한 것도 실적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국내 후판 가격(기준가격 기준)은 t당 111만원으로, 2009년에 비해 30% 이상 급등했다.
저가수주에 따른 실적악화는 대우조선해양만의 일은 아니다. 삼성중공업의 3분기 영업이익은 21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1% 감소했으며, 현대중공업도 36.03% 감소한 5조377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009년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신조선가가 바닥으로 떨어졌던 때로, 이 때 수주했던 선박들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철강재값도 올라 조선업계의 실적은 내년까지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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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