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영업통인 김충호 현대차 사장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이 영업통인 자신을 최고경영자(CEO)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그룹안팎에서 ‘MK차’로 불리는 쏘나타 하이브리드 판매전선이 난기류에 휩싸여 있어서다.
현대차가 부진에 빠진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무상보증수리 기간을 연장한 가운데 판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
현대차는 그동안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대상으로 30일내 불만족시 신차 교환, 경품 및 주유권 증정 등 마케팅을 펼쳐왔으나 영업 현장에서는 기대만큼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인 마케팅 활동에 이어 차량 무상보증수리 기간 연장을 통해 판매전선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국내 최장 수준으로 늘린 무상보증은 ‘극약처방’이라는 평가와 판매량 감소로 인해 마지못해 시행한다는 눈총을 동시에 얻고 있어 현대차를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처음부터 소비자 신뢰를 배려하지 않은 판매정책으로 현대차가 ‘부메랑’을 맞고 있다고 꼬집는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하이브리드 관련 부품의 무상보증수리 기간을 6년/12만km에서 10년/20만km로 60% 이상 늘렸다.
현대차의 이 같은 조치는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로 구동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배터리 및 전기모터의 고장 시, 소비자 비용 부담이 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무상보증수리 대상 부품은 하이브리드 필수품인 전기모터, 배터리 등이다. 조사 결과 이들 부품 가격은 배터리 190만원, 전기모터와 변속기는 275만원, 하이브리드 전력제어 모듈은 145만원이다.
특히, 이번 10년/20만km 무상보증수리 기간 연장은 단일 차종으로는 현대차와 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를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다. 이를 통해, 쏘나타 하이브리드 판매량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그동안 하이브리드 관련 부품에 대해 미국에서 10년/10만 마일(16만km) 동안 무상보증수리를 제공하면서 국내 소비자에게 6년/12만km 무상보증수리를 제공하다가 이번에 연장한 것이다.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 |
쏘나타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내수 및 미국 시장에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쏘나타 하이브리드 내수 판매량은 594대로 전월 대비 34.8% 감소했다. 쏘나타 판매량이 전월 대비 11.7%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3배 가까운 감소폭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7월 1965대가 팔렸으나 이를 기점으로 하락세다. 10월 판매량은 760대에 그쳤다.
이와 같은 판매 저하에 대해 업계는 현대차 내부적으로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속 성장과 국가 경제 성장을 위해 그동안 친환경차 개발 및 양산에 경영 역량을 집중해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업통’으로 불리는 김충호 국내영업본부장을 지난 9월 30일, 현대차 사장으로 임명한 이유 역시 쏘나타 하이브리드 및 i40 등 새로운 친환경차 확대에 큰 목적을 둔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처음부터 소비자 신뢰를 위해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무상보증수리 기간을 미국, 혹은 미국에 준하는 기준으로 맞췄어야 한다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가 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쏘나타 하이브리드 출시 후 몇 달 사이에 하이브리드 기술력이 높아진 것도 아닐 텐데, 이제 와서 하이브리드 관련 부품 무상 보증수리 기간을 늘린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국내에 출시할 때부터 소비자 신뢰를 배려하지 않은 반증”이라며, “이는 언 발의 오줌 누기와 같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가 쏘나타 하이브리드 출시 후, 갈수록 마케팅을 강화하면 조금 더 기다렸다가 구입하는 편이 현명하지 않겠냐는 게 소비자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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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