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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유럽發 ‘돈가뭄’, 은행권 산업자금줄 죈다

기사등록 : 2011-11-30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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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에어프랑스는 항공기를 구입할 때 자금 조달의 15% 가량의 BNP파리바와 소시에떼 제네랄에 의존했다. 하지만 새로운 자금원을 뚫어야 할 상황이다. 은행측이 자본확충을 이유로 항공사 대출에서 발을 빼고 있기 때문이다.

# 111월 카타르의 바르잔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는 10억달러의 자금을 31개 금융회사로부터 조달했으나 3개 프랑스 대형은행이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 이밖에 대형 인프라건설 프로젝트가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나타났다.

# 세계 최대 유조선 선사인 프론트라인은 7개의 조선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은행문을 두드렸지만 실상 조달한 자금은 2개 프로젝트에 필요한 금액에 그쳤다.


◆ 글로벌 은행권, 산업 자금줄 조인다

글로벌 경기 하강으로 인해 선박 운임료가 하락하자 은행권은 해운 및 선박 업체에 대한 자금줄을 조이고 있다.

유로존 부채위기로 인한 ‘돈맥경화’(Credit Crunch)가 전세계 산업 전반에 걸쳐 확산되는 양상이다. 

더욱 엄격해진 자본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신규 대출을 대폭 축소하거나 국채 수익률 상승을 반영해 대출상환 이자를 올리면서 빚어진 결과다.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금융권이 유로존 은행 여신과 회사채 투자를 대폭 줄인 것도 주요 기업이 돈가뭄에 시달리는 원인으로 꼽힌다.

중소기업의 상황은 더 악화됐다. 아일랜드의 중소기업협회에 따르면 은행 대출을 신청한 기업 중 58%가 거부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JP모간의 알렉스 루버 채권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대형 은행이 신용라인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은 침체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 유로존 정부 국채매입 압박, 은행권 이중고

상황은 정부도 마찬가지다. 국채 발행 비용 상승과 투자 수요 기반 위축으로 인해 고전하는 유럽 주변국은 자국 은행권에 국채 매입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정부는 국내 은행에 국채 매입을 지속할 것을 요구했다. 최소한 국채 매도를 자제할 것을 요청한 상태다.

스페인을 포함한 일부 국가는 은행이 지방 및 중앙 정부에 집행한 여신이 수직 상승했다. 

스페인중앙은행에 따르면 민간 은행의 공공 부문 대출은 1~9월 사이 14% 급증, 870억유로에 달했다. 이 기간 유일하게 민간 은행만 공공 부문 대출을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포르투갈도 철도회사를 포함한 공기업 은행 대출이 14% 증가했다. 민간 기업 대출이 줄어든 것과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자본 요건 강화에 따라 디레버리징에 나서야 하는 민간 은행권이 이중 압박을 받는 셈이다. 

상황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를 포함한 주변국의 국채 발행이 연이어 예정된 가운데 발행 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한 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국채 매입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재무부의 손에 파산 위기에 몰릴 수 있다”며 상황을 전했다.

포르투갈 한 상업은행의 최고경영자는 “유로존 은행이 고위험 자산을 팔아치우는 동시에 고위험 자산을 계속 사들여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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