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손희정 기자] 주요 상권마다 우후죽순 생겨나는 커피전문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집 건너 한집'이라고 할만큼 불어난 커피 전문점 시장은 연간 1조원을 이제 훌쩍 넘어서고 있다.
이미 포화시장으로 치닫고 있는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해외 유명브랜드 커피전문점이 아닌 국내 토종 브랜드로써 입지를 굳혀 나아가고 있는 매장들이 있다. 바로 카페베네와 이디야커피, 할리스커피.
이들은 신세계가 운영하는 스타벅스와 CJ푸드빌의 투썸플레이스, 롯데리아의 엔제리너스커피 등 국내 대기업들이 직접 가맹점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과 달리 CEO들의 노하우와 경험을 토대로 지금의 성장궤도까지 오른 국내 토종 커피전문브랜드다.
(왼쪽부터) 김선권 카페베네·문창기 이디야커피·정수연 할리스커피 대표 |
지식경제부과 업계 자료에 따르면 가장 최근 집계된 매장수는 카페베네가 660, 이디야 520, 할리스가 350여 곳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페베네와 이디야, 할리스커피 등 CEO들의 전직 이력에 특색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저명한 CEO를 비롯해, 전직 은행원 출신으로 사업성공에 골인한 CEO까지 눈길을 끈다.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44)는 오래전부터 외식사업에 뛰어들며 창업경영인대상까지 수상한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2004년 행복추풍령 외식사업을 거쳐 2008년 카페베네 대표로 자리했다.
그 동안 감자탕 사업을 벌이며 습득한 사업 노하우들이 지금의 카페베네가 번창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그는 또한 1997년 게임 프랜차이즈 사업인 한국세기 대표도 역임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김 대표가 그동안 다양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해 온 경험 덕분인지 카페베네는 전국에 빠른 속도로 가맹점을 개설하고 있다. 우후죽순 생겨나 양적 사업이라는 업계의 비판적인 시각도 있지만 10여 년간 축적된 오랜 프랜차이즈 운영 노하우로 매장수 1위 브랜드에 등극하며, 가맹사업 관리에 힘쓰고 있다.
김 대표는 상생이 강조된 체계적 가맹점, 사회적 기업 이라는 책무와 함께 가장 가까운 파트너인 가맹점의 성공을 위한 동반성장을 강조한다.
이에 따라 가맹점 현장의 소리를 듣기 위해 ‘365일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하는가 하면 우수가맹점에게는 포상, 해외연수, 가맹점 자녀 장학금도 지급했다. 매출실적이 부진한 점포는 본사의 아낌없는 지원으로 성공의 발판을 만들기도 했다. 내년에는 주식시장 상장, 기업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매장 수 2위 역시 토종 브랜드인 이디야커피. 여느 유명한 커피전문점처럼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곳은 아니지만 어느새 매장수 2위라는 기막힌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디야는 지난 5월 서울 대치동 포스코 본사 부근에 500호점을 열었다. 2001년 3월 중앙대 앞에 1호점을 열었던 이디야커피는 소규모 테이크아웃형 점포를 추구했다. 소규모 점포지만 무리한 가맹점 확대전략을 펴지 않고 커피의 맛과 품질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이런 안정적 사업경영 방식을 택한 것은 문창기 이디야커피 대표(50)의 보수적인 성향에서 비롯된 것. 은행원 출신인 문 대표의 경력 덕분에 10여 년간 은행에서 일한 그는 가맹 점주들의 원금만큼은 지켜야 한다는 일념 하에 무리한 사업 확장도, 성공하기 힘든 곳에는 가맹점도 내주지 않았다.
이디야커피가 이룬 현재의 위치는 동종업계의 화려한 외관과 달리 소규모 점포를 알뜰살뜰 안정적으로 잘 꾸려온 문 대표의 경영지침이 돋보이는 결과물인 것이다.
두산에 입사해 KFC영업팀, 마케팅팀장을 지냈고 두산 OB맥주 마케팅 팀장과 두산 KFC영업 및 총괄 팀장을 거치며 20여년 두산에서 기획과 마케팅 노하우를 쌓아온 정수연 할리스커피 대표(53)는 2004년 할리스커피를 인수, 가장 한국적인 입맛을 찾아낸 주인공이다.
할리스커피 성공의 일등공신은 토종브랜드에 맞게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커피를 찾아 나선 것. 이에 따라 정수연 대표가 고수한 것은 바로 ‘111 원칙’이다. 이는 볶은 후 1개월, 개봉 후 1주일, 분쇄 후 1시간 이내의 신선한 원두만 사용한다는 것.
정 대표는 이를 위해 경기도 용인에 자체 로스팅 공장을 설립하고 제품 품질 고급화 안정화에 힘을 쏟아 왔다.
외국 브랜드의 화려한 인테리어 속에 가려졌던 한국인 입맛에 맞는 커피 맛 찾기에 직접 발 벗고 나서게 된 것이다. 원두 특유의 신맛과 쓴맛이 강하지 않은 커피를 개발해냈고 실제로도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는 “현재 성공을 이룬 커피전문점들도 많지만 국내 커피시장은 포화상태로 경쟁 브랜드에서 개발하지 못한 틈새상권을 새로운 시장으로 개척해야 한다”며 “트렌드에 발맞추고 정기적인 신 메뉴 개발 및 행사를 게을리 하면 안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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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손희정 기자 (sonh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