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순환 기자]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기대를 모았던 신임 여성 사장은 탄생하지 않았다.
지난 8월 이건희 회장(사진)이 여성 임원들과의 자리에서 "여성들이 자기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려면 사장까지 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어 어느 때 보다 올해 새로운 여성 사장의 탄생 기대감이 높았지만, 지난 7일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여성 CEO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인사 발표 후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이 회장의 예전 발언에 대해 "삼성이 여성인력 양성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이지 당장 올해 여성 사장이 나온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여성 사장이 탄생하지 못한 배경으로 우선 이건희 회장의 능력 중심의 인사관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회장 기준으로 볼때 유능한 여성임원들이 곳곳에 있지만 조금더 충분한 현장경험을 하면서 경륜을 쌓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 회장의 여성인재관은 남성과 비교해 별 문제가 없다면 중용하겠다는 것"이라며 "여성이라고 해서 보여주는 차원에서 무작정 발탁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풀이했다.
따라서, 당분간 삼성 내에서 여성 사장은 이 회장의 자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유일할 전망이다.
쉽게 전망하기 어렵지만, 내년 인사에서는 새로운 여성 사장의 탄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평소 "여성인력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자전거 바퀴 두 개 가운데 하나를 빼놓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말을 자주 하며 여성인력을 강조하는 분위기는 그룹내 충분하다.
또 이건희 회장의 세 자녀 중 유일한 부사장인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의 내년 승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것과 흐름을 같이해 비(非)오너 CEO탄생도 내년에는 희망적이다.
그룹안팎에서는 삼성 내 여성으론 최고위 직급인 최인아 제일기획 부사장을 눈여겨 보고 있다.
8일 현재 삼성그룹의 여성 임원은 34명으로 부장급은 211명이다. 이는 공기업을 제외한 일반 대기업 중 가장 큰 비율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그룹의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남녀 임원 비율의 크게 차이나고 있다"며 "삼성이 여성 신임 사장을 선임하고 여성인력 정책을 선도한다면 다른 기업들의 여성 임원 비중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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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장순환 기자 (circlejang@newspi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