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군득 기자] 팬택 박병엽 부회장(사진)이 진짜로 퇴진할 것인가를 놓고 관련업계와 채권단 등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박 부회장은 지난 6일 돌연 사의를 표명한 후 하루만에 채권단으로부터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졸업' 합의라는 선물을 받았다.
그렇지만 일부 채권단에서는 워크아웃 졸업을 위한 은행공동 대출 참여 조건으로 박 부회장의 복귀를 내걸었다. 이에 그의 퇴진이 사실상 어려워져 조만간 번복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반면 이번 돌발 사퇴 표명에는 박 부회장의 '꼼수'가 숨어있어 유심히 지켜봐야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 부회장은 지난 8일 일주일 일정으로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그는 이 기간동안 명확한 거취를 결정하고 귀국할 것으로 보여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휴일 없이 일하다 보니 개인적으로 많이 피로하고, 체력적으로 감당이 불가능한 상태"라며 사퇴의 이유로 건강을 들었다.
그러나 팬택과 채권단 등에서는 여전히 박 부회장이 왜 갑자기 사의를 표명했는지, 정확한 속내가 무엇인지를 따지느라 분주하다.
일각에서는 채권단 갈등 때문이라고 하지만 다수의 의견은 그가 팬택 대주주로 등극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보고있다. 물론 정치적 성향이 짙은 박 부회장이 뻔히 보이는 수를 위해 ‘퇴진’이라는 강수를 쓰지 않았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그가 대주주로 등극하기 위한 포석으로 사퇴를 선택했다는 시각은 이렇다. 워크아웃 졸업 후 채권단은 팬택을 공개 매각, 주인 찾아주기에 나설 것이다. 이때 박 부회장이 '대표이사 부회장직'을 유지한 채 공개 입찰에 참여하면 '내부 미공개 정보이용' 등으로 다른 입찰 참여자에게 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
입찰 자격에 대한 논란을 없애고, 외부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해 팬택 되찾기에 나서기 위한 박 부회장의 '꼼수'라는 얘기다.
이같은 행보에 문제가 발생했다. 채권단 일부에서 워크아웃 졸업을 위한 은행공동 대출 참여 조건으로 박 부회장의 복귀를 내건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박 부회장이 퇴진을 발표한 후 곧바로 채권단에서 반응이 온 것은 채권단이 박 부회장의 의도를 알아챈 것”이라며 “오히려 채권단의 발빠른 대응이 박 부회장의 향후 거취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 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들어 박 부회장의 돌발 행동이 부쩍 잦아진 느낌”이라며 “복귀를 하더라도 당분간 이번 행동(퇴진)에 대해서는 책임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 부회장은 지난 6일 갑작스런 사의 표명에 이어 8일에는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방문, 기자간담회를 개최한데 대해 직접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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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