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영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세계 2,3위 하드디스크 생산업체간 국제M&A에 제동을 걸었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동수)는 컴퓨터 보조기억장치(HDD) 업체인 웨스턴디지탈코포레이션(이하 '웨스턴디지탈')과 비비티테크놀로지엘티디(이하 '히다치GST') 기업결합 건에 대해 기업결합은 허용하되 3.5인치 부문 주요자산을 매각하도록 시정조치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에 앞서 웨스턴디지탈은 히다치GST의 발행주식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4월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서 제출한 바 있다. 두 회사는 HDD 시장에서 각각 2위와 3위업체이며 이번 결합으로 HDD시장에서 1위 사업자로 올라서게 됐다.
공정위는 두 회사가 결합할 경우, 데스크톱용 또는 가전용(3.5") HDD에서 가격인상 또는 공급량 축소 등 경쟁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웨스턴디지탈의 강력한 경쟁자인 히타치GST가 시장에서 제거됨으로써 가격경쟁이 완화되고, 신제품 출시가 감소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운영경비 절감, 공장제조간접비 절감 등을 통해 14억달러 정도의 효율성 증대효과가 있다는 업체의 주장에 대해서도 공정위는 인정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비용절감 효과는 M&A를 통해서만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번 결합으로 인한 경쟁제한효과를 상쇄할 만큼 충분하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판단이다. 히타치GST가 연간 약 700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올리고 있어 회생이 불가한 회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이 반영됐다.
이번 시정조치에 따라 웨스턴디지털은 3.5인치 생산관련 자산을 매각해야 하며, 매각대상 영업과 관련된 자산도 이전해야 한다. 또한 자산매각 이후 3년간 핵심부품을 공급해야 하며, 매각대상 영업과 관련된 각종 계약도 이전해야 한다.
이번 시정조치는 외국기업간 M&A에 대하여 공정위가 경쟁제한적 기업결합 규정을 적용한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외국기업간 M&A의 경우 시정조치의 집행력 확보가 관건"이라며 "심사 초기부터 미국과 EU, 일본 등과 국제공조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가 외국 기업간 M&A 심사에서 외국 경쟁당국과의 국제공조를 이끌어낸 대표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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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 트위터(@ys8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