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 기자] "유럽 재정위기는 장기적으로 치료해야할 중병이나 내년 상반기에 단기적인 클라이맥스는 지날 것이다"
새해 증시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유럽 재정위기'를 보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의 시각이다.
뉴스핌이 새해를 앞두고 국내 23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이하 센터장)을 대상으로 시장 주변여건과 증시 향방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 참여한 대부분의 센터장들은 유럽 재정위기의 근본적인 해소는 단기간에 이뤄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10명의 센터장은 "위기 해소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재정위기'라는 문제는 유럽 각국이 재정 건전성을 회복해야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긴축 노력은 물론 경제 성장도 함께 진행돼야한다. 하지만 재정긴축→성장둔화→재정적자 감축 실패→추가 재정긴축으로 이어지는 소위 '재정긴축의 덫'에 빠져 쉽지 않다는 얘기다.
또 다양하게 나오는 해법들은 관련 국가 및 민간 금융기관 사이에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손쉽게 실행하기도 어렵다.
최석원 한화증권 센터장은 "기본적으로 유럽발 리스크는 몇 년이 걸릴 지 알 수 없는 장기적인 문제"라고 전제한 후 "다만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는 시점은 내년 하반기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남석 동양증권 센터장 역시 "재정위기는 2~3년 안에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본질적인 치료 방법은 각국의 재정 건전성 및 성장성 회복이므로 그리스의 디폴트나 이탈리아 스페인 등 경제대국의 구제금융 같은 충격도 경험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답변했다.
김지환 하나대투증권 센터장도 "유동성 위기가 아닌 채무불이행 리스크인 만큼 해소에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상반기 중 대규모 만기도래, 프랑스 대선, 은행권 자본확충 등을 감안하면 유럽에 대한 불안감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센터장, 박연채 키움증권 센터장,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센터장 ,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센터장, 조윤남 대신증권 센터장,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센터장,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센터장, 최석원 한화증권 센터장, 윤 석 삼성증권 센터장, 조병문 유진투자증권 센터장, 우영무 HMC투자증권 센터장,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센터장,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센터장, 신남석 동양증권 센터장, 송상훈 교보증권 센터장, 용대인 동부증권 센터장, 구자용 대우증권 센터장, 김철범 KB투자증권 센터장, 김지환 하나대투증권 센터장, 이동섭 SK증권 센터장, 박희운 KTB투자증권 센터장, 임진균 IBK투자증권 센터장, 오성진 현대증권 센터장 |
근본적인 해법에 앞서 문제 해결의 단초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내년 2월부터 집중적으로 만기도래하는 재정취약국의 국채를 어떻게 해결하는가에 시장의 관심이 쏠려있다. 이탈리아는 2월에 630억 유로, 3월에 516억 유로, 4월에 464억 유로의 국채 만기를 맞는다.
설문 참여자의 절반인 12명의 센터장이 유럽중앙은행(ECB)가 양적완화 정책을 써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CB가 돈을 풀어 위기에 처한 국가들의 국채를 매입해야한다는 것.
하지만 이는 ECB와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 등이 동의하지 않고있다. 중앙은행이 정부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금지한 EU 조항을 위반하는 데다 양적완화가 물가 압력만 높일 뿐 어떤 경제적 성과도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궁극적으로 유럽의 재정통합이나 유로본드 발행, 미국 중국 일본 또는 IMF 등 국제기구의 역할 확대를 해법으로 제시한 의견도 있다. 이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진통이 불가피하다.
13명의 센터장은 내년 상반기 중에 위기감 완화가 가능한 해결책이 제시될 것으로 내다봤다. 8명은 1분기, 3명은 2분기로 시기를 예상했다.
내년 1월 30일로 예정된 EU 특별 정상회담을 비롯해 위기감이 고조되는 시점에서 어떠한 공조 방안이 제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센터장은 "유로존의 위험도가 가중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 2월 이전에 금융위기 확산을 막기 위한 글로벌 공조와 자금지원책이 대규모로 시행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재정통합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박희운 KTB투자증권 센터장은 "독일이 원하고 있는 보다 강한 재정통합을 위한 정책합의가 3월 EU 정상회담을 통해 가시화될 것"이라며 "재정위기 해결은 내년에도 어렵겠지만 정책도입을 통한 해결 수순 진입은 이때를 전후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5명의 센터장은 내년 하반기를 기대했고, 내년에는 어렵다는 의견도 2명이었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센터장은 "해결을 위한 자금 조성에 각국의 이해관계가 걸려있어 사태가 극한에 도달할 때까지 합의가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해결 시점을 점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센터장은 "역사적으로 볼 때 총 54차례 금융위기(재정위기 포함) 발생 이후 극복기간은 평균 3.1년이었다"며 "유럽위기가 현재 1.6년 정도 진행된 점을 감안하면 5부 능선을 지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센터장은 교보증권 송상훈, 대신증권 조윤남, 대우증권 구자용, 동부증권 용대인, 동양증권 신남석, 미래에셋증권 황상연, 삼성증권 윤 석, 솔로몬투자증권 이종우, 신한금융투자 양기인, 우리투자증권 송재학, 유진투자증권 조병문, 키움증권 박연채, 토러스투자증권 이원선, 하나대투증권 김지환, 하이투자증권 조익재, 한국투자증권 이준재, 한화증권 최석원, 현대증권 오성진, HMC투자증권 우병무, IBK투자증권 임진균, KB투자증권 김철범, KTB투자증권 박희운, SK증권 이동섭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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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