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홍군 기자]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세계경제는 물론 국내경제도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위기극복을 강조했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선진국들의 경기부양 효과 약화, 후진국들의 경제성장 둔화 등으로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이 같은 정 회장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올해 글로벌 철강업계는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금융불안, 수요위축, 공급과잉,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몸살을 앓아야 했다.
포스코 역시 영업실적이 떨어지고,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는 등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신적 지주인 故 박태준 명예회장과의 이별도 포스코에게는 아픔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 진출 가속화, 자원개발사업 및 신사업 확대, 시나리오 경영체제 강화 등 올해 포스코가 이룬 성과도 만만치 않다.
포스코 관계자는 “극한적인 원가절감과 수출시장 확대 및 고부가가치 제품생산 확대를 통해 위기속에서도 타 철강사보다 양호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글로벌시장 확대 및 자원개발사업 등에서도 성과를 거둔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아프리카ㆍ브라질서 자원개발 시동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지난 1월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카메룬, 짐바브웨, DR콩고,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4개국 출장길에 올랐다. 철강제조에 꼭 필요한 철광석과 유연탄 등의 자원개발에 대한 협력 때문이다.
아프리카는 포스코가 자원확보를 위해 꼭 진출해야 하는 지역으로 정한 ‘a벨트’로, 모잠비크ㆍ짐바브웨ㆍ남아프리카공화국 3국과 콩고를 잇는 라인이 중심이다.
정 회장은 7월에도 케냐, 탄자니아, 남아공, DR콩고, 에티오피아 등을 방문해 각국 정상과 장관, 글로벌 파트너사 CEO 등을 만나 자원확보와 현지사업 개발 등에 관한 협력체제를 공고히 했다.
각종 광물자원이 풍부해 개발 잠재력이 큰 탄자니아에서는 철광석, 석탄, 니켈, 망간 등의 자원개발에 대해서도 집중 논의했다.
아프리카 지역 외에도 브라질 광산회사인 '니오븀' 지분 인수, 러시아 메첼사와 자원개발 MOA, 캐나다 클라판광산 지분 20% 인수 등 2011년은 포스코가 글로벌 자원개발사업에서 주춧돌을 놓은 한 해로 평가된다.
포스코는 지난 7월 해외 첫 일관제철소인 인도네시아 제철소 1기를 착공했다. |
◇장(場)의 확대..글로벌 토대 공고히
정 회장은 평소 임직원들에게 “제품생산은 고객사가 있는 시장근처에서, 쇳물생산은 원료가 있는 광산근처에서”라는 경영철학을 강조한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올해도 글로벌 철강벨트인 ‘U&I라인’을 더욱 공고히 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우선 U라인에서는 카자흐스탄 UKTMP사와의 합작을 통해 티타늄슬래브 공장을 착공했으며, 파키스탄 TSML사 지분 인수,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착공, 베트남 냉연공장 준공, 중국의 아연도금강판(CGL)공장 착공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포스코의 위상을 강화했다.
특히, 지난 7월 착공한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는 포스코의 해외 첫 제철소로, 2013년이면 연간 300만t의 쇳물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인도에서는 오리사주와 카르나타카주에서 일관제철소, 현지 철강기업인 세일(SAIL)과의 파이넥스 협력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이밖에 몽골에서는 석탄자원개발과 석탄가스화 및 코크스 제조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미얀마에서는 대우인터내셔널을 앞세워 가스전 개발에 힘쓰는 한편, 자원개발에 힘쓰며 U라인의 철강벨트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북미, 중미, 남미를 잇는 ‘I’라인에서는 지난 5월 멕시코 50만t 규모의 제2 아연도금강판 공장을 증설키로 결정했다.
임직원들과 임금 나눔운동에 나선 정준양 회장(앞줄 왼쪽). |
정준양 회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더욱 철저하게 시나리오 경영을 하기 바란다”며 “최선ㆍ보통ㆍ최악으로 나누어 관리하고 있는 있는 시나리오 경영체제를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정 회장의 시나리오 경영체제 강화는 실적에서의 선방으로 이어졌다. 포스코는 올해 극한적인 원가절감(1조4000억원 예상)과 수출시장 및 고부가가치 제품생산 확대를 통해 상반기 12.6%의 양호한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신일본제철(4.6%), 아르셀로미탈(7.8%), 현대제철(9.5%) 등 국내외 주요 철강사들의 실적을 웃도는 것이다.
하반기에도 포스코는 경쟁사들의 실적이 적자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9~10%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전망이다.
포스코는 현재 닥친 위기를 극복하고, 다가올 경기 회복기에 대비해 신흥시장 중심으로 철강 생산설비를 확대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지난 27일 올해 마지막 임원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내년 경제환경을 지금까지 맞이한 어떤 경우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위기극복을 위한 비상경영체제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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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