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군득 기자]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치킨게임을 끝내고 안정을 되찾으면서 삼성전자 비메모리 약진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모바일AP(Application Processor)를 필두로 빠르게 성장중인 시스템 반도체는 업계 1위 인텔의 아성을 조금씩 무너트리며 종합 1위 반도체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16일 삼성전자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시스템 반도체 매출은 약 11조원으로 삼성전자가 목표한 매출보다 10% 이상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시스템 반도체 분야 순위도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2010년 10위에 머물던 삼성전자는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퀄컴 등을 차례로 제치며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빅4'에 진입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15일(현지시간) 미국 오스틴 시스템LSI 공장(사진) 생산 라인 증설을 위해 10억 달러 채권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스템 반도체에서 11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종합반도체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분야가 넓고 관련 특허가 많아 두터운 진입장벽을 이뤄 지난 19년간 인텔이 독주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2~3위 그룹인 텍사스인스투르먼트(TI)와 르네상스일렉트로닉스도 인텔과 매출 격차가 약 400억 달러다.
이 같은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약진은 단연 돋보인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일찌감치 1위를 굳힌 삼성전자가 올해 시스템 반도체에서 목표한 14조원을 달성할 경우 메모리와 시스템을 아우르는 종합반도체 시장은 19년 만에 '삼성천하'를 눈앞에 두게되는 셈이다.
이미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해 시스템 반도체 투자 증액을 의사를 수차례 밝혔고, 주력 제품인 모바일AP의 성장도 스마트폰 확대에 힘입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시스템 반도체 투자 규모는 7조원 이상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올해부터 본격화될 예정인 전력반도체도 매출 증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실제로 시장 조사기관 IC인사이트는 오는 2015년이면 삼성전자가 인텔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999년부터 2009년까지 10년 동안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13.5%인데 반해 인텔은 같은 기간 3.4%에 그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것이다.
한편 인텔은 지난 2010년까지 19년째 종합반도체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점유율을 계속 줄고 있다. 2009년 14.2%에서 2010년 0.4%p 감소한 13.8%로 떨어졌다.
이 기간동안 삼성전자는 메모리 시장에서 59.8% 성장률을 기록하며 점유율 9.4%로 인텔과 4.4%p로 격차를 좁혔다. 지난해 시스템 반도체 약진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격차는 더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메모리, 인텔은 시스템이라는 공식도 올해부터 서서히 무너지는 양상이다. 인텔은 시스템 반도체에서 점유율 85%를 차지하는 강자다. 반면 삼성전자는 메모리 비중이 80%에 달하는 반도체 분야 '양대산맥'으로 꼽힌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발빠르게 시스템 투자를 강화하며 시장 진입에 성공한 반면 인텔은 메모리에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난야, 키몬다, 엘피다 등이 모두 삼성전자에 무릎을 꿇고 사라진 마당에 합종연횡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분야는 최근 3년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며 종합반도체 1위 도약이 가시권에 접어들었다"며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가 시스템 반도체 틈새 시장을 확실이 공략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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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