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손희정 기자] 올 초부터 외국계 기업들이 앞장서 가격을 인상하면서 국내 식품과 외식업계 등도 가격인상에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해 정부규제 심화로 가격인상을 철회 또는 보류한 만큼 이같은 기류는 점차 확산될 전망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외국계 기업들은 올 초부터 슬그머니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정부 눈치를 보느라 상대적으로 가격인상을 자제해온 국내 업체들과는 상이한 모습이다.
이달들어 맥도날드가 주요품목에 대해 6%, 버거킹이 지난달 햄버거 10종의 가격을 평균 4.7% 올렸다.
필립모리스코리아도 10일부터 자사 일부 브랜드 제품의 가격을 평균 6.79% 올리기로 하면서 국내 담배업체인 KT&G를 제외한 담배 업계가 일제히 가격을 인상했다. 다국적 담배회사 BAT코리아는 지난해 4월 일찌감치 던힐, 켄트등 주요 제품가를 8% 인상했다.
외국계 기업들의 예고 없이 수차례 올린 가격인상 정책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바라보고만 있던 국내 기업들도 가격인상에 적극 나서고 있다.
SPC그룹의 던킨도너츠는 해가 바뀌자마자 지난달 커피 가격을 9.8% 인상했다. 또 지난 9일 풀무원식품은 칼국수면과 스파게티면 등 면류 6가지 제품에 대해 평균 8% 가격을 올렸다.특히 풀무원은 지난해 12월 두부, 콩나물 등 10개 품목의 가격을 인상하려다가 철회한 바 있다.
분유업계도 슬그머니 가격인상에 동참했다. 일동후디스는 지난 1일 '산양분유'의 가격을 대형마트 기준 평균 5.8% 인상했고 남양유업도 이에 앞서 분유제품의 가격을 7%대로 인상했다.
국내 업체들의 이같은 가격인상은 그동안 정부 눈치보기로 인해 가격 인상에 대해 숨죽이고 있었지만 더는 버티기 힘들다는 위기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오는 4월 총선과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부의 간섭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도 연초 이같은 가격 인상을 부채질 했다는 평가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업체들이 가격인상안 발표에 이어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인상안을 철회하는 등 정부의 물가 안정 노력에 협조한다는 취지로 미뤄왔다"며 "하지만 유통업계가 원재료 가격인상 등을 이유로 정부에 계속 백기를 들지 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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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손희정 기자 (sonh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