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신용카드 수수료율과 관련한 법 개정안에 대해 카드업계가 "헌법정신에 위배될 수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9일 국회 정무위원회가 중소 신용카드가맹점 우대수수료율을 금융당국이 정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의결한 데 따른 것이다.
12일 여신금융협회는 '여전법 일부개정안(대안)에 대한 신용카드업계 의견'이라는 자료를 통해 "금융당국의 중소 신용카드가맹점 우대수수료율 범위 지정은 헌법정신 및 시장경제원리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여신금융협회는 "중소신용카드가맹점 보호에 대한 정책적 차원에서 우대수수료율 기준을 법제화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중소가맹점 우대수수료율을 금융위원회에서 일률적으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은 헌법정신에 위배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가격에 개입하는 것은 헌법 제23조 제1항(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 헌법 제15조 등에서 카드사의 영업의 자유와 재산권 제한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또한 여신금융협회는 수수료법안이 타업권 및 타 산업으로 무한정 확산될 수 있는 시발점이 돼 시장경제질서를 무너뜨릴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신용카드회사의 가맹점수수료는 은행의 대출금리와 마찬가지로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격변수이기 때문에 당국의 일방적인 결정은 시장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용카드 수수료 책정에 있어 특정 집단별 수수료를 정부가 결정하는 국가는 거의 없다"며 "심지어 신용카드 평균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하고 있는 호주의 경우에도 특정 집단에 대한 우대수수료는 카드회사 자율에 의해 결정된다"고 밝혔다.
카드사 CEO들도 수수료법안에 대해 일제히 우려를 표출하고 있다.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버나드 쇼의 묘비에 새겨진 글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장사하는 사람이 가격을 정하는 의사결정 구조에서 배제되면 향후 어떤 일이 일어날까"라고 적었다.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도 트위터에 "젖소 목장(카드사)이 있는데 우유 판매(가맹점 수수료)는 적자라서 정작 소를 사고파는 일(카드론 등 대출사업)이 주업이 됐다. 그런데 소 장사로 돈을 버니 우윳값을 낮추란다"라고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한편 법안에서 수수료율을 정하는 주체로 명시된 금융당국도 이번 개정안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정무위에서 "모든 가맹점이 수용하는 수수료율을 금융위가 산출하라는 법은 사실상 집행하기 곤란하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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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